프랑스, 외국금융사 유치 '사활'…영어 사용 특별법원 설립키로

입력 2017-06-30 18:00
프랑스, 외국금융사 유치 '사활'…영어 사용 특별법원 설립키로

방미 경제장관, 뉴욕서 금융사 관계자들 만나 유치전

"영국 EU 탈퇴 이후 영어로 금융 분쟁 다루는 특별법원 파리에 설치"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정부가 영·미권 금융회사를 유치하기 위해 영어로 금융분쟁을 다루는 특별법원을 설치하기로 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우리는 영국이 유럽연합(EU)을 최종 탈퇴하게 되면 금융계약과 관계된 분쟁을 전담하는 특별법원을 파리에 두겠다"고 말했다.

르메르 장관은 브렉시트 이후 탈(脫) 런던을 고민하는 미국계 금융사들을 파리로 유치하기 위해 미국을 찾았다.

그는 "특별법원에서의 모든 문서와 절차에는 영어가 쓰이며 출신국과 관계없이 영미법과 관련 경험이 풍부한 법률가를 채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정부의 이런 구상은 유럽에서 국제 금융 계약서는 대부분 영어로 작성되고 영미법(Common Law) 체계를 따른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모국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영미법과 달리 대륙법 체계인 프랑스가 영미법으로 규율되는 금융전문 법원을 설립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본인이 글로벌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에서 기업 인수 합병(M&A) 전문가로 일했던 경험과 관련이 크다. 그는 프랑스 대통령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공개석상이나 연설에서 영어를 드물지 않게 사용하며 세계화된 리더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

르메르 장관은 "우리의 모국어가 자랑스럽지만, 프랑스어로만 사업하고 공무원을 만나는 일은 이제 옛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연설을 전부 영어로 했다.

아울러 프랑스의 유럽연합에 대한 강고한 지지 입장과 노동개혁 구상을 소개하고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저해하는 장애물들을 제거해 힘을 길러 나갈 것"이라며 "국내 정치의 모멘텀이 그런 변화를 가능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틀간의 방미 기간에 르메르 장관은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시티그룹, 모건스탠리, 블랙록 등의 고위 관계자들과 잇따라 회동하고 프랑스가 제공할 지원책의 개요가 담긴 마크롱 대통령의 친서도 전달했다고 AFP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내달 중순 브렉시트 이후 파리에 외국계 특히 영미권의 글로벌 금융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청사진을 공개할 계획이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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