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동성혼 합법화 의회 통과, 메르켈은 반대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 의회가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 법안을 처리했다.
이로써 동성부부도 이성부부와 모든 면에서 같은 법적 권리를 누리게 됐다.
독일 언론은 이날을 역사적인 날로 규정하며 이번 결정에 의미를 부여했다.
연방하원(분데스탁)은 30일(현지시간) 합법화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93표, 반대 226표, 기권 4표로 통과시켰다.
원내 좌파 계열 사회민주당, 좌파당, 녹색당 등 3당 소속 의원이 모두 합쳐봐야 320명인 만큼, 지금껏 당론으로 합법화를 반대한 집권다수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연합 의원 일부도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됐다.
사민, 좌파, 녹색당은 기민기사연합 지도부의 반대에도 이번 표결을 강행했다. 기민기사연합은 9월 총선 이후로 결정을 미루자는 태도를 보여왔지만, 이들 좌파정당들의 공세와 찬성여론의 흐름에 떼밀렸다.
앞서 기민당 당수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동성혼 합법화 이슈를 "양심의 문제로 다루겠다"라고 말하며 법안 표결 시 자유투표를 시사했고, 이어진 의원총회에서도 같은 뜻을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목사 아버지를 둔 개신교 가정의 메르켈 총리는 "내게 결혼은 기본적으로는 남성과 여성이 하는 것"이라는 개인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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