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철폐"…서울도심서 민주노총 5만명 총파업대회
'첫 비정규직 주도 집회' 급식·청소·경비 노동자 대거 참여
최저임금 1만원·노동권 보장 촉구…"유령취급 받던 이들의 날"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최저임금 1만원과 비정규직 철폐, 노동3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민주노총의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가 30일 서울 도심에서 치러졌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북측광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등 주최 측 추산 약 5만명이 모인 가운데 총파업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번 총파업대회에 대해 "민주노총 투쟁 역사에서 처음으로 비정규직이 앞장서고 주도하는 집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이번 대회는 초·중·고 급식실 노동자, 대학과 병원의 청소·경비 노동자, 건설 타워크레인 노동자 등 비정규직이나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주축을 이뤘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는 대부분 참가하지 않았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미리 공개한 대회사에서 "오늘은 무시와 차별, 유령취급을 받아왔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며 "오늘 사회적 총파업은 '비정규직 총파업'"이라고 강조했다.
총파업대회에 참가하는 각 조직은 앞서 이날 정오부터 서울 도심에서 각기 사전집회를 열었다.
학교 급식실 노동자를 주축으로 29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학교비정규직노조(학비노조)는 오후 1시 광화문광장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주최측 추산 약 2만명 규모의 사전집회를 열었다.
이미선 학비노조 서울지부 동대문지회장은 집회 현장에서 "학교와 언론은 이번 파업에 대해 내 이익 찾자고 아이들 밥 안 해줄 수 없다고 우리를 비난했다"며 "우리는 비정규직을 철폐하는 일이 밥 해먹이는 일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조합원 자녀인 대구초교 5학년 이모 양은 "사람을 차별하면 안 된다. 우리 엄마와 함께 싸워서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달라"며 "우리 엄마가 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전국 국·공립 초중고 1만1천304개교 가운데 3천704곳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에 참여했으며, 전체의 17.0%인 1천927개교의 급식이 중단됐다.
병원 청소노동자 등으로 구성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이날 정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사전집회를 열었다.
김진경 의료연대본부 비상대책위원장은 "바뀐 대통령은 우리에게 기다려달라고 하지만 이미 17년 이상을 기다린 우리는 더 기다릴 수 없다"며 "대통령을 바꾼 만큼 현장도 바꿀 수 있다"고 조합원들을 독려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님 소주 한잔 합시다'라는 제목으로 집회를 열었고, 알바노조·청년전태일 등 청년단체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있는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 450여명도 이날 하루 개별적으로 연차를 내고 총파업 행사에 참가했다.
총파업에 동참하는 다른 노조와 장애인·빈민·농민단체도 서울 도심에서 단위별로 사전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집회 후 정부서울청사, 세종로사거리를 거쳐 종로3가에서 마무리집회를 열고 해산할 예정이다.
경찰은 병력 75개 중대 6천명을 동원했지만 진압이나 차단보다는 행진 시 교통소통 등에 중점을 둬 집회를 관리할 계획이다.
com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