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돈세탁 우려기관' 지정된 中 단둥은행 "아직 들은 바 없어"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돈세탁 우려기관으로 지정해 미국과의 거래를 중단시킨 중국 단둥(丹東)은행측은 "아직 관련 소식을 들은 바 없다"며 영업을 하고 있다.
30일 오전 9시(중국시간) 연합뉴스 기자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 황구(皇姑)구 소재 단둥은행 선양분행을 찾았을 때 창구 직원이나 분행 간부들은 "본점으로부터 아무런 전달을 받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도 2005년 미 행정부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을 돈세탁 우려기관으로 지정했을 당시 도산을 우려한 고객들의 뱅크런(예금인출사태)을 알고 있는 지 은행측은 기자의 문의에 긴장하는 기색을 보였다.
미 재무부는 현지시간으로 29일 북한 핵·미사일 관련 기업들이 수백만 달러의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이유로 단둥은행에 대한 미국 금융기관의 거래를 전면 금지시켰다.
단둥은행 선양분행 측은 '미국과 단둥은행 간 거래가 중단된 사실을 전해들었느냐'는 질문에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은행측은 그러면서 "분행에서는 아직 외환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외환거래가 안되기 때문에 그런 소식이 있더라도 분행까지 지시사항이 내려오지 않을지 모른다"고 밝혔다.
분행 관계자는 "우리도 외환거래를 하기 위해 금융 당국에 신청한 상태이나 승인절차가 복잡해 언제 허가를 받을지 알 수 없다"면서 "자세한 사항은 본점 외환거래 담당자에게 문의하라"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단둥은행 본점 외환담당 부서로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은행고객 리밍(李明·42) 씨는 "미국이 자국 금융기관과 단둥은행 간 거래를 금지했다는 소식은 처음 듣는다"며 "그렇다면 은행이 심각한 상황에 처할텐데 예금을 어떻게 처리할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단둥은행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승인을 받아 설립된 지방은행으로서 1997년 12월 단둥도시합작은행으로 출범해 다음해 단둥시상업은행으로 명칭을 바꾼 뒤 2010년 9월 중국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 비준을 거쳐 현재 명칭으로 개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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