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홍콩에 '무력시위'…책사에 군·외교수장 대동 방문

입력 2017-06-30 11:18
수정 2017-06-30 13:55
시진핑, 홍콩에 '무력시위'…책사에 군·외교수장 대동 방문

홍콩독립 지지세력에 경고·남중국해 분쟁국 겨냥했다는 관측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취임 후 처음으로 홍콩을 방문한 가운데 수행단 구성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시행 중인 홍콩에 대한 정책을 주도하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하는 시 주석이 수행단의 일원으로 측근인 판창룽(范長龍)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대동해 홍콩독립 지지세력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상대국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30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의 홍콩 방문 수행단에는 판 부주석과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 중국공산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리잔수(栗戰書) 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광야(王光亞)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주임 등 대부분 측근들로 구성됐다.

이들 중 중국 인민해방군 최고위 장성인 판 부주석이 수행단에 포함된 것이 가장 관심을 끌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10년 전 홍콩을 방문했을 때 군 서열 3위인 국방부장을 대동한 것에 비해 급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군사위 부주석 2명 중 쉬치량(許其亮) 부주석보다 서열이 높은 판 부주석은 1997년 홍콩 주권이 반환된 이후 홍콩을 방문하는 최고위급 인민해방군 인사다.

이에 대해 관측통들은 시 주석이 판 부주석을 대동한 것이 중국군 홍콩주둔부대에 대한 신뢰를 표명해 대만 등 홍콩독립 지지세력을 견제하고 미국과 필리핀 등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관련국에 경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전날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 등 홍콩 정부 관리들과 만나 "토지와 주택, 노인층, 빈곤 등 문제에서 성과를 냈다"며 "특히 일련의 중대 정치적, 법적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하고 홍콩독립 세력을 효율적으로 제압(打擊)했다"고 치하했다.

시 주석은 30일 중국군 홍콩주둔부대 섹콩(石崗) 병영에서 부대를 사열했다.

중국이 영국과 제1차 아편전쟁 177주년인 지난 28일 아시아 최대 규모 구축함인 1만t급 055형 구축함을 공개한 것도 친독립 세력에 대한 견제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첫 항모인 랴오닝(遼寧)함이 다음달 초 홍콩에 처음으로 기항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국에 대한 경고 성격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수행단에는 시 주석의 수석 정책 고문인 왕후닝 주임도 포함됐다. 국가주석 3명을 보필하며 특정 국에 대한 외교정책에 관한 당장(당헌) 수정 등 결정에 기여한 그는 1995년 중앙정책연구실에 합류한 뒤 2002년 주임으로 승진해 홍콩 정책 수립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시 주석의 비서실장 격인 리 주임은 1980년대 초부터 시 주석 측근이었으며 시 주석의 국내외 방문 대부분을 수행했다.

리 주임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원 25명 중 시 주석으로부터 가장 신임을 얻어 수십 년 간 중앙판공청 주임 중 가장 세력이 강한 주임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 최고위 외교관인 양 국무위원은 당 중앙홍콩마카오업무소조 부조장을 겸임하고 있다.

양 국무위원은 최근 홍콩에 중국 국가 안전에 대한 책임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왕광야 주임은 2010년부터 홍콩과 마카오 관련 업무를 주도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홍콩주둔부대 사열에 이어 홍콩 경찰과 젊은층 간 소통과 연계를 촉진하기 위한 단체인 소년경신(少年警訊)의 액티비티 센터를 찾아 청소년 육성에 대한 의지를 피력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완차이(灣仔) 컨벤션전시센터에서 홍콩 정계 인사와 만난 뒤 주권반환 20주년 기념 버라이어티 쇼 등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시 주석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양로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다음 달 1일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캐리 람(林鄭月娥·59·여) 행정장관 당선인과 내각의 취임선서를 주관하고 홍콩과 주하이(珠海), 마카오를 연결하는 강주아오(港珠澳) 대교 건설 현장을 방문한 뒤 항공편으로 홍콩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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