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성향 美싱크탱크 FPI, 9월께 폐쇄 결정

입력 2017-06-30 10:38
우파성향 美싱크탱크 FPI, 9월께 폐쇄 결정

헤지펀드社 억만장자, '자금줄' 포기…'네버 트럼프'와는 무관

(서울=연합뉴스) 황정욱 기자 = 미국 워싱턴의 민간 싱크탱크인 포린 폴리시 이니셔티브(FPI)가 오는 9월께 폐쇄될 것으로 알려졌다.



FPI는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억만장자 회장이자 공화당원인 폴 싱어가 자금을 대왔으며, 지난 2009년 설립된 이후 우파적 성향을 보여왔다.

싱어 회장은 지난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통상 정책을 놓고 "전 세계적 불황을 야기하는 보증수표와 다름없다"고 날 선 비판을 하기도 했으나 대선 이후에 화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FPI의 최근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공화당 외교정책 관계자는 "싱어 회장이 대선 전에도 FPI가 투자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의구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특히 트럼프 당선으로 귀결된 지난 대선 이후에는 FPI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증폭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싱어 회장이 FPI에 대한 후원금을 대폭 줄이기로 하면서 FPI 이사들은 연구소를 지속할 이유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다른 공화당 관계자는 "연구소가 효용성에 비해선 장수한 것 같다"면서 "FPI는 두 가지 주된 과제, 즉 공화당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집중토록 한다는 게 근본 취지였으나 이 같은 과제가 더는 의미가 없게 됐다"고 설명한 뒤 "이번 결정이 갑자기 내려진 것이 아니라 원래 그렇게 하기로 돼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FPI의 한 고위급 인사도 "FPI는 한시 조직의 성격이 강했고, 2년 전부터 조직이 축소돼 왔다"고 밝혔다. 최근 공개된 2015년도 자료에 따르면 그 해 FPI 후원금은 150만 달러(17억1천만 원)가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다.

지난 대선 때 트럼프 후보에 반대하는 공화당의 고위급 안보 전문가들로 결성됐던 '네버 트럼프'(Never Trump)에 FPI 인사들도 일부 가세했으나, 그 일은 이번 폐쇄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고 이 인사가 전했다.

h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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