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부 30여 곳에서 대형산불…주민 수천 명 대피

입력 2017-06-30 02:31
美 서부 30여 곳에서 대형산불…주민 수천 명 대피

애리조나·캘리포니아·유타·콜로라도 등 영향…"고온건조 기후 탓"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서부에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대형산불 30여 개가 발화해 주민 수천 명이 대피했다.

29일(현지시간) ABC 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북쪽으로 160㎞ 떨어진 산간 도시 프레스콧에 산불이 번져 주민 2천여 명이 안전지대로 피난했다.

산불은 도시 교외 지역 83㎢를 태웠으며, 건조한 강풍을 타고 확산하고 있다.

프레스콧은 2013년에도 대형산불이 발화해 화마와 싸우던 소방관 19명이 희생된 곳이다.

프레스콧 주민은 "불이 무서운 기세로 타들어 가고 있다. 모두 차량이 연료를 채우고 대피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프레스콧에 가까운 마이어 시로 진입하던 한 주민은 지역 방송에 "마치 외계인이 침공한 도시의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가재도구를 미처 챙길 틈도 없이 몸만 피해 대피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현재 프레스콧에만 600여 명의 소방관이 배치돼 화마와 싸우고 있다.

인근 카운티 관계자는 "산불로 주민 3천400여 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피해가 예상되는 가옥이나 건축물은 약 3천 호 정도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덕 듀시 애리조나 주 지사는 프레스콧을 비롯한 야바파이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0만 달러의 긴급구호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북부에도 산불이 일어나 약 50가구에 대피령이 떨어졌다.

LA 인근에서는 아직 사상자나 가옥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유타 주에서도 강한 바람이 불면서 산불이 번져 가옥 13채가 전소했다.

유타 주의 한 스키 리조트 타운에도 피해가 예상돼 주민과 리조트 직원 등 1천500여 명에게 대피 명령이 전해졌다.

워싱턴 주와 아이다호 주에서도 산발적인 산불이 일어나 소방당국이 진화에 나선 상태다.

콜로라도 주 남서부에도 산불로 일부 주택이 불타고 140명이 대피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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