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극렬 방해 뚫고 '美 남부 최초 소녀상' 내일 제막
日 총영사 망언·일본기업 로비에도 미국내 3번째 건립
향후 애틀랜타 중심부에 소녀상 재추진…"역사 알릴 것"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미국 애틀랜타 주재 일본 총영사의 망언이 나오는 등 일본의 극렬한 반대 속에 미국 남부에 최초로 세워지는 '평화의 소녀상'이 30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10시 미 조지아 주 브룩헤이븐 시립공원(일명 블랙번2)에서 제막한다.
애틀랜타 소녀상 건립위원회의 김백규 위원장은 2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미국 주류사회 사람들이 역사를 다 알게 될 것"이라며 소녀상 제막의 의미를 전했다.
브룩헤이븐 소녀상은 캘리포니아 주 글렌데일 시립공원과 미시간 주 사우스필드 한인문화회관에 이어 미국 내에 세 번째로 세워지는 평화의 소녀상이다.
현재 소녀상은 대형 상자에 덮인 채로 공원 잔디밭에 가설치가 돼있는 상태다.
특히 이번 소녀상 제막을 앞두고 시노즈카 다카시 일본 총영사가 "소녀상은 예술 조형물이 아니라 증오의 상징물"이라고 헐뜯는 등 일본 측의 방해 공작이 어느 때보다 집요했다.
시노즈카 총영사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위대한 도시인 애틀랜타에 평화와 용서가 깃들어야 하며 이런 랜드마크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궤변까지 늘어놓기도 했다.
여기에다가 일본 기업들은 네이선 딜 조지아 주 지사 측에 투자 철회 등을 협박하면서 소녀상 건립 반대 로비를 펴왔다. 일본 극우세력은 브룩헤이븐 시의회 의원들에게 연일 항의전화를 걸기도 했다.
인구 5만 명의 브룩헤이븐 시 의회는 지난달 23일 만장일치로 소녀상 건립을 의결한 바 있다.
존 언스트 브룩헤이븐 시장은 소녀상 제막식을 직접 주재할 예정으로 있다. 브룩헤이븐 시 의회 의원들도 제막식에 다수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제막식에는 위안부 피해자이자 영화 '귀향'의 실제 주인공인 강일출 할머니가 참석해 직접 증언에 나설 예정이다. 강 할머니는 제막식 참석을 위해 출국했다.
또 '나눔의 집' 안신권 대표, 이번 소녀상을 제작한 김은성 작가가 참석한다.
애틀랜타 소녀상 건립위는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는 브룩헤이븐 시립공원을 '평화의 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시 측과 협의 중이다.
소녀상이 자리한 위치에는 나비 모양을 본 뜬 화단을 만들 계획을 하고 있다.
제막식 전날인 29일 저녁에는 현지 한인사회가 주축을 이뤄 전야제를 연다.
건립위와 한인단체들은 브룩헤이븐 소녀상에 이어 향후 조지아 주 최대 도시인 애틀랜타에 소녀상 건립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애틀랜타 소녀상 건립은 애초 애틀랜타 센테니얼 올림픽공원 내 코카콜라 박물관 인근 민권인권센터 자리에 추진했으나 센터 측이 갑자기 부지 계약을 취소해 건립 논의가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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