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웅 IOC위원 "바흐 위원장 얘기 들어봐야…의지와 실행은 달라"

입력 2017-06-29 18:51
장웅 IOC위원 "바흐 위원장 얘기 들어봐야…의지와 실행은 달라"

바흐 IOC 위원장과 만찬 앞두고 부정적 견해 재피력

(무주=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고수했다.

장웅 IOC 위원은 29일 전북 무주 티롤호텔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만찬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평창 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다시 한번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4일 열린 2017 세계태권도연맹(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 축사에서 "최초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최고의 성적을 거둔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영광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다시 보고 싶다"며 사실상 남북 단일팀 구성을 제안했다.

이어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폐막식 참석을 위해 29일 방한한 바흐 IOC 위원장은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IOC 차원에서 이미 북한 올림픽위원회(NOC)에 평창올림픽 참가를 권유하고, 북한 선수들이 올림픽 출전 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사를 건넸다"고 밝혔다.

장 위원은 이날 티롤호텔에서 바흐 위원장을 맞이했다.

그는 '바흐 위원장이 단일팀 제안을 북측에 했다고 한다'는 취재진 말에 "나도 그걸 물어봐야 한다. 내가 받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건 NOC 소관이다. 나는 바흐 위원장의 편에 서야 한다. 무슨 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이 '양측 NOC가 실질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있다'고도 한 데 대해서는 "쉽지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장 위원은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단일팀을 구성했을 때 그걸 위해 2년간 협상했다"면서 "그렇게 힘든 일이다. 엄혹한 현실이다"라고 재차 과거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그때는 정치 상황이 아주 좋을 때였다"면서 "무엇이 문제인지는 과거와 역사를 보면 된다"며 이번 방한 기간 수 차례 이야기한 '스포츠 위의 정치'를 다시 한번 지적했다.

아울러 "시드니 올림픽 때도 당시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 위원장과 김운용(전 IOC 부위원장) 박사, 나까지 셋이서 시드니에 도착해 3일간 7번이나 협상했다"면서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봤다.

'IOC가 (와일드카드 등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준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물음에는 "IOC에 여러 부서가 관련돼 있다"면서 "가정이다. 'IF'는 그만두자. 실질적으로 가능한 것만 말하자"고 답했다.

이어 "난 어렵다고 본다. 대단히 어렵다고 본다"고 거듭 말했다.

또 "정세균 국회의장이 개막식 축하연설에서 북남 관계가 살얼음을 걷는 것 같다고 했다"면서 "아주 잘 이야기한 것이다"라고 현재의 남북 상황을 에둘러 표현했다.

"우리나라 새 정부의 의지가 있다"는 말에는 "의지와 실행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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