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극복 '일등공신' 지하댐…제한급수 위기 버텨

입력 2017-06-30 08:01
가뭄 극복 '일등공신' 지하댐…제한급수 위기 버텨

속초시, 하천 지하 암반층에 2000년 완공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만성적인 물 부족에 시달리는 강원 속초시가 쌍천에 설치한 지하댐 덕분에 극심한 가뭄에도 제한급수 없이 위기 상황을 버텨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속초지역은 주 취수원인 쌍천의 길이가 짧아 하천수가 빨리 바다로 빠져나가는 데다가 주변 여건상 댐을 설치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시는 여러 방법을 강구하다가 1995년 쌍천 지하 암반층에 높이 7m, 폭 832m의 댐(차수벽)을 설치하는 공사에 착수, 2000년 6월 완공했다.

속초시는 갈수기 지하댐에 고인 물을 5개 집수정을 통해 하루 최대 4만1천t까지 취수해 시민들에게 식수로 공급하고 있다.

부족분은 설악취수장과 학사평저수지, 관정 등을 통해 확보하는 원수로 보충하고 있다.

속초시는 갈수기가 아닌 평상시에도 쌍천 지하댐의 물을 취수해 식수로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물 부족을 겪는 다른 지역도 지하댐 설치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하댐은 말 그대로 지하에 설치한 댐이다.

지하수가 흐르는 땅속에 콘크리트 차수벽을 설치해 물을 가둔 뒤 이를 댐 상류 곳곳에 설치한 집수정을 통해 퍼 올려 사용하는 방식이다.

국내에 지하댐이 선보인 것은 1980년대로 갈수기 농업용수 확보용으로 일부 지역에 건설됐다.

하지만 적지 않은 관리비용에 발목이 잡혀 더 이상의 건설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식수확보용으로 쌍천 지하에 댐을 건설한 속초시는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지하댐은 상대적으로 취수가 편한 지상댐에 비해 지하의 물을 퍼올려야 하는데 큰 비용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속초시의 경우 쌍천 이외 특별한 하천이 없는 데다가 길이가 짧아 지표수가 금방 바다로 빠져나가고 자상에 댐을 설치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지하댐이 구세주인 격이다.

속초시 관계자는 "지하댐이 없었다면 벌써 제한급수에 들어갔을 것"이라며 "극심한 가뭄이 이어진 2015년에는 도시 전역에 제한급수를 시행하기도 했지만, 지하댐 덕분에 위기 상황에 잘 대처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mom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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