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금싸라기 땅 부산외대 우암동 용지 3년 넘게 방치
부산시, 대학측 아파트 계획 반려…공공용지 등 활용방안 모색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부산 도심에 13만㎡의 대학교 용지가 3년이 넘도록 비어있지만 뚜렷한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30일 부산시와 부산외국어대학에 따르면 부산 남구 우암동 옛 부산외대 용지 13만1천186㎡는 2014년 2월 부산외대가 금정구 남산동으로 캠퍼스를 이전한 뒤 지금까지 빈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이 부지는 전체의 67.9%가 자연녹지이며 나머지 32.1%는 일반주거지다.
부산외대가 학교시설로 사용하던 스포츠센터와 도서관, 강의실 등 16개 건물이 일반인 출입을 통제한 채 현재 비어있다.
부산외대는 2014년 2월 남산동캠퍼스로 이전한 뒤 우암동 부지에 2천400 가구 규모의 기업형 임대아파트를 짓는 뉴스테이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도심 금싸라기 땅인 우암동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것은 장기도시계획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대학 측의 사업계획을 모두 반려했다.
아파트를 지으려면 기존 자연녹지를 일반주거지로 용도 변경하는 과정에서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부산시는 우암동 부지를 청년창업지원시설이나 문화복합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부산시가 보유한 공공용지가 턱없이 부족해 우암동 옛 부산외대 용지를 시에서 매입한 뒤 필요한 공공시설 용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현재 시 관련 부서에 우암동 부지 활용 수요조사를 의뢰해놓고 있다.
다음 달 중으로 수요조사 결과가 나오면 부산발전연구원 등에 정식으로 우암동 부지 활용방안 연구 용역을 의뢰해 최종 활용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우암동 부지 인근으로는 기존 아파트단지가 이미 조성돼 있고 인접한 대연지구와 우암지구에도 9천 가구 이상의 새 아파트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며 "경사지가 대부분인 부지 특성상으로도 아파트 건립은 적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외대 측은 남산동 캠퍼스 이전 과정에서 발생한 부채 829억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개발이익을 극대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부산외대는 지난해 말과 올해 5월 등 두 차례에 걸친 부산시의 부지 매수 요청에도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외대가 우암동 부지를 교육용지로 개발해 40년 이상 대학을 영위한 만큼 사유지라고 하더라도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개발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부산시와 대학 측이 공동으로 부지나 시설을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osep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