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미국? 존재한 적도 없었다"…'분열하는 제국'

입력 2017-06-29 15:53
"하나의 미국? 존재한 적도 없었다"…'분열하는 제국'

콜린 우다드, 지역 문화로 분석한 미국사 펴내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진보의 미국과 보수의 미국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미국이 있습니다. 흑인의 미국, 백인의 미국, 라틴계 미국, 아시아계 미국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미국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지금도 회자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기조연설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해 수많은 지도자가 '하나의 미국'을 외치며 단합과 단결을 주문해왔다. 지난달 반(反) 공화당 성향의 남성이 공화당 인사들에게 총격 테러를 가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도 "우리는 하나가 됐을 때 가장 강하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미국은 결코 하나의 미국이었던 적이 없다"는 것이 신간 '분열하는 제국'을 펴낸 언론인 겸 역사가인 콜린 우다드의 지적이다.

2012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 책의 원제는 'American Nations'다. 책은 51개 주로 이뤄진 오늘의 미국이 서로 다른 문화적 특성을 가진 여러 개의 '지역 국민'(regional nations)으로 이뤄졌음을 지적하면서 그 출발점과 변천사를 훑는다. 이는 북미 전체를 아우르는 시도이기도 하다. 18세기 중반까지 8개의 '유로-아메리칸' 집단이 북미 남쪽과 동쪽 가장자리에 정착했다. 종교와 습속, 역사, 성향이 모두 제각각인 이들 이국민은 대립과 갈등 속에서 세력을 넓혀 나갔고, 그러는 가운데 남북전쟁과도 맞닥뜨렸다. 19세기 후반 무렵에는 미 서부 개척자들 덕분에 서쪽에 2개의 '지역 국민'이 추가로 탄생했다.

저자는 11개로 추려낸 '지역 국민'에게 저마다 이름을 붙여주고 그 특성을 분석한다. 가령 매사추세츠만 해안가의 '양키덤'은 교육과 정치를 중요시하며 대의를 위해서라면 금욕도 불사하는 특징이 있다. 멕시코 북부 일부와 미국의 텍사스 남·서부 등에 해당되는 '엘 노르테'는 미국 내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들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현실을 볼 때 현재의 정치적 분할선이 앞으로도 유지되리라는 기대는 설득력이 별로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글항아리. 정유진 옮김. 504쪽. 2만4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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