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美와 EU는 왜 헬기 공격 테러에 침묵하나"

입력 2017-06-29 02:59
수정 2017-06-29 08:47
베네수엘라 "美와 EU는 왜 헬기 공격 테러에 침묵하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 정부가 정부청사와 대법원에 대한 헬리콥터 공격을 외면하는 국제사회에 불만을 터트렸다고 AP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외교부는 이날 국제사회가 정부 기관에 대한 헬기 공습 행위를 규탄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무엘 몬카다 외교부 장관은 미국, 유럽연합(EU), 캐나다를 지목하면서 이번 공격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EU는 경제난 속에 이어지는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전날 탈취당한 경찰 헬리콥터가 내무부에 15발의 기총 사격을 한 뒤 인근에 있는 대법원으로 이동해 수류탄 4발을 투하했으나 불발됐다고 밝혔다. 공격으로 인한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공습 직후 오스카르 페레스(36)라고 신원을 밝힌 남성은 인스타그램에 자신을 '베네수엘라 범죄수사대(CICPC) 특별대응팀 소속 조종사'라고 소개하며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공격을 '테러 공격'으로 간주하고 군에 발령한 비상경계령을 유지했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특별수사팀을 꾸려 페레스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공격에 활용된 헬기는 카리브 해와 접한 이게로테에서 발견됐다.

야권은 그러나 이번 공격이 마두로 정권이 억압을 정당화하고 추진 중인 헌법 개정으로부터 국민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조작된 사건일 수도 있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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