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남북 단일팀·공동응원·공동입장 바람 있다"

입력 2017-06-28 20:20
최문순 "남북 단일팀·공동응원·공동입장 바람 있다"

남북 체육계 고위관계자 서울서 만찬…평창올림픽 교류 논의 전망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최문순 강원지사는 "평창동계올림픽에 남북 단일팀, 공동응원, 공동입장을 이루고자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한정식 음식점에서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리용선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를 비롯한 ITF 북한 태권도 시범단과 만찬에 참석하기에 앞서 이같이 밝혔다.

이 만찬에는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희범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이동섭 국민의당 국회의원 등도 참석했다.

장 위원과 리 총재는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시범공연을 펼친 북한 ITF 시범단을 이끌고 지난 23일 입국, 다양한 행사에서 한국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날 만찬 자리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축사에서 제안한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등 남북 체육 교류 문제를 건의·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지사는 특히 문 대통령 제시한 단일팀, 공동응원, 공동입장 제안을 구체적으로 북한 측에 전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 지사는 "바람은 있지만…. 저분들이 귀국해서 논의한 후 답변을 줄 것이다. 시간을 갖고 접근하려고 한다"고 아직 확정적으로 말할 단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강원도·조직위 입장에서는 "손님들이 오시면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 이는 남북관계가 아니라 국제 행사에 북한이 참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시면 잘 지켜나갈 것이라"고 긍정적 답변을 기다린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는 유일한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단일팀 등 제안이 성사된다면 "긴장 완화, 대화 시작, 올림픽 흥행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제의하셨으니 대답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김운용 전 위원도 "밥만 먹는 자리"라며 이번 만찬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동섭 의원도 "우리가 결정할 게 아니다. 북한 당국자의 허락 없이 북한 대표팀이 어떻게 오겠나"라며 "남북 정부와 정치권에서 큰 틀에서 협의해야 한다. 결국 북한 당국에 달린 문제"라고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태권도 9단으로 올해 초 국회 등록 법인인 '국회의원 태권도연맹'을 창설한 이 의원은 그러나 "가능성은 상당히 괜찮다고 본다"며 "남북 체육계 거목인 김 전 위원과 장 위원이 한국에서 두 번 만났고, 남북 태권도 시범단도 여러 번 함께 공연하지 않았나"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전 위원과 장 위원은 전날에도 세계태권도평화통일지원재단(GTSF) 주최 만찬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또 북한의 ITF 시범단은 이날 국기원에서 한국의 태권도 시범단과 함께 공연을 펼쳤다.



장 위원은 이날 만찬장에 들어가면서 "나는 김운용 전 부위원장과 과거 이야기만 했다. 늙으면 미래가 없어서 과거 이야기만 한다"며 가볍게 운을 떼며 전날 김 전 부위원장과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시드니 올림픽은 남북이 역사적인 공동 입장한 대회다. 이를 성사시킨 주역이 바로 김 전 부위원장과 장 위원이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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