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좌파정당들 동성혼 합법화 가속… "밀어붙여"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 좌파정당들이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을 단시일 안에 처리하자고 연방하원 법률위원회에서 의결했다.
포쿠스온라인 등 현지 언론은 28일(현지시간) 사민, 좌파, 녹색당 등 좌파 3당이 주도하여 이같이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언론들은 이에 따라 이번 주 본회의에서 합법화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독일 의회는 30일을 끝으로 여름 휴가에 들어가는 데 이어 9월 총선 모드로 진입하기 때문에 본회의 상정 처리가 된다면 그날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합법화에 반대하던 기민당 당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최근 자유투표로 선회했지만 원내 단일세력인 집권 다수 기민·기사당 연합의 지도부는 총선 이후 처리를 앞세우며 메르켈 총리를 비판했다.
기민기사연합 내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대연정 소수당인 사민당이 원내 야당인 좌파, 녹색당과 함께 표결 처리를 강행하려 하는 것은 연정의 대결적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기민기사연합과 사민당 간 연정 협약서에는 동성 결혼 합법화가 없으므로 사민당의 입법 주도는 합의 위반이라는 점에서다.
그러나 합법화 찬성 여론이 높고 총선이 3개월 앞으로 닥친 것이 정치권의 급변을 강제하는 상황이다.
기민기사연합 하부 비공식 조직인 동성애자협회(LSU)는 '현대화한 기민기사연합이 우리와 함께하길'이라며 합법화 찬성을 압박했다.
동성 커플은 이미 사회보장제도 적용 등에서 이성 부부와 같은 권리를 법으로 보호받고 있지만, 기독문화의 영향이 작지 않은 독일사회에서 합법화의 상징적 의미는 크다. 소수자 권리보호의 새 역사가 쓰이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특히 입양 불가와 상속 세제 미적용 등 차별이 여전했는데, 합법화가 되면 이마저도 사라진다.
앞서 사민-녹색당 연정이 가동되던 2001년 동성 커플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조처가 단행됐지만, 동성 커플 가정의 입양 등 일부 영역은 배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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