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경매시장 '서울 아파트' 인기…낙찰가율 96.4% 역대최고
'토지 경매'도 관심↑…하반기 '6·19 대책' 대출규제로 아파트 경매 주춤할 듯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올해 상반기 법원 경매에 나온 서울 지역 아파트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물건당 평균 응찰자 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법원경매전문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경매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92.6%로 2001년 이후 가장 높았다.
수도권 경매 아파트의 낙찰가율 역시 93.8%로 2002년(94.4%) 이후 가장 높았고, 특히 서울 경매 아파트의 경우는 낙찰가율이 2002년의 96.4%와 동일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반 거래 시장에서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고 거래가 늘어난 것이 경매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저금리 여파로 법원경매에 나오는 물건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이처럼 낙찰가율이 높게 형성되는 경우 일반인 입장에선 법원 경매를 통해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상반기 전국 경매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 수는 7.7명으로 전년(7.8명)과 비슷했고,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 수도 9.4명으로 전년(9.5명)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반해 서울 경매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 수는 9.3명으로 전년(8.5명)보다 크게 늘면서 처음으로 9명을 넘어섰다. 응찰자 수는 낙찰가율과 함께 경매 시장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다.
상반기 경매 진행건수는 5만4천여건, 낙찰건수는 2만1천여건에 불과했다. 자연히 올해 경매 물량은 역대 가장 적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매 물량은 2013년 약 23만건에 달했으나 2014년 20만여건, 2015년 15만여건, 2016년 12만여건으로 4년째 하락하고 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 물건 부족 및 일반 부동산 시장 상승으로 인해 아파트 경매 시장도 그 어느 때 보다 뜨거웠다"며 "다만 경매 투자자들은 대출 비중이 많기 때문에 대출 규제를 강화한 6.19대책의 영향으로 하반기에는 경매 아파트 낙찰가율 및 경쟁률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올해 상반기에는 토지 경매 열기가 유난히 뜨거웠다.
상반기 법원 경매를 용도별로 보면 경매 진행건수의 약 45%를 차지하는 토지 낙찰가율이 지난해 68.9%에서 올 상반기 74.2%로 5.3%포인트나 상승, 전년도 대비 1~3%포인트 증가에 그친 주거시설(87.3→87.9%)이나 업무상업시설(65.2→68.8%)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며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토지는 이미 고점에 도달한 주거시설에 비해 '상승 여력'이 있는 데다, 귀농·귀촌의 열기가 높아지면서 풍수가 좋고 소형 주택을 건설하기 좋은 임야 및 대지 등에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 상반기 법원경매에서 응찰자가 가장 많이 몰린 상위 10건 중 7건이 토지였다.
전북 진안군 청천면 봉학리 일대 2천275㎡ 토지 경매에는 154명이 몰렸으며, 감정가 816만원의 26배인 2억1천410만원에 최종 매각됐다.
이 연구원은 "명도가 쉽고 전국의 토지 물건을 다 살펴볼 수 있으며 감정가라는 기준점이 있는 점 등이 토지 경매에 관심이 모아지는 주요 이유"라며 "전고점 대비 5~7% 포인트 가량 낙찰가율이 낮은 만큼 당분간 토지 낙찰가율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