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중 필수 실습장비 마구 내다 판 대구미래대(종합)

입력 2017-06-29 15:23
학기 중 필수 실습장비 마구 내다 판 대구미래대(종합)

"수업은 어떡하라고…" 교수·학생 교육권·학습권 침해 주장

(경산=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폐교 후 (대구대와) 통합'을 추진 중인 대구미래대가 학생 실험실습용 장비를 학기 중에 내다 팔아 관련 학과 교수와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29일 대구미래대학교의 건전성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대학본부는 지난 14일 오전 8시 30분께 자동차기계과 산학협력관 및 실습관에 보관한 기계실험실습 장비를 반출했다.

반출한 장비는 대형 장비 3점(머시닝센터, 사출기, 3차원 측정기)을 포함해 7점이다.

20일에는 시제품을 제작하는 공작실습실에서 선반, 용접기, 정밀측정기기, 재료측정기, CNC 선반 등 140여 점을 반출했다.



반출 장비는 인터넷을 통해 외부 기관에 공개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본부가 기계실험실습 수업에 필수적인 장비를 1학기 기말고사(19일)를 전후한 시점에 처분하는 바람에 해당 학과 교수와 학생들은 시험을 치르는 데 피해를 봤다.

학생들은 기말고사에서 실습장비로 시제품을 깎고 기계 작동 원리 등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장비가 없어 보고서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학교가 엄연히 존립하고 학과가 교과목을 개설해 수업하는 학기 중에 대학본부가 교육용 실습기자재를 마구 매각한 것은 학생 학습권과 교수 교육권을 짓밟은 것이다"고 지적했다.

자동차기계과 교수들도 최근 대학 게시판에 "2학기 수업을 진행해야 함에도 자동차기계과 교수 동의 없이 장비를 매각한 경위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 학과 학생 일부는 대학본부에 학습권 보장을 요구한 데 이어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올렸다.

자동차기계과 2학년 권도형(25)씨는 "대학본부가 폐교를 추진한다고는 하지만 학생이 있는 상황에서 수업에 없어서는 안 될 실습장비를 외부에 매각한 것은 학습권을 송두리째 유린한 행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자동차기계과를 포함한 전·현직 교수 7명은 29일 오후 이사회가 열린 본관 3층에서 피켓시위를 하며 교육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duc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