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수산물 싸고 신선하지만 바가지 쓸까 걱정"

입력 2017-06-28 16:12
"전통시장 수산물 싸고 신선하지만 바가지 쓸까 걱정"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요즘 대다수 소비자가 각종 식품류를 대형마트에서 구입하지만 수산물은 여전히 전통시장에서 사는 사람이 적지 않다.

소비자들은 대형 유통점보다 싸고 신선하며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전통 수산시장을 찾는데 흥정을 통해 가격이 정해지는 방식에 대한 불신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전국의 만 19살 이상 국민 1천명을 대상으로 소매 수산시장에 대한 국민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0.6%가 대형마트에서 수산물을 구입한다고 응답했다. 전통 수산시장에서 구입하는 사람은 21.8%였고 동네 슈퍼마켓(10.3%), 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3.1%) 등이 뒤를 이었다.



전통시장에서 수산물을 구입한다는 응답자의 비중은 일반 식료품을 전통시장에서 구입하는 비중(8.2%)보다 훨씬 높았다.

수산물을 사기 위해 전통시장을 찾는 횟수는 6개월~1년에 1회(23.5%)가 가장 많았고 2~3개월에 1회(21.3%), 한 달에 1회 이상(29.6%)의 순이었다.

주로 사는 수산물은 횟감용 활어(56.3%), 조개류와 갑각류(14.8%), 선어와 건어물(13.1%), 낙지와 문어 등 연체동물(9.3%) 등이다.

전통시장을 찾는 이유로는 28.5%가 신선하고 좋은 품질을 꼽았고 23.6%는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종류가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다(19.7%), 대형마트보다 값이 싸다(10.4%)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싼 가격보다는 우수한 품질과 신선도, 삶에 활력을 주는 휴식공간으로서 전통시장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양수산개발원은 설명했다.

하지만 전통시장에서 판매되는 수산물의 가격 결정에 대해서는 신뢰한다는 응답이 21.2%에 그친 반면 믿지 못한다는 응답은 36.1%로 훨씬 높았다.

상인과 흥정을 통해 가격을 정하는 관행이 덤과 에누리 등의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과연 제값을 주고 샀는지. 바가지를 쓴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소비자가 더 많음을 보여준다.



악취와 비린내 등 불결한 환경, 비위생적인 수산물 관리, 주차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 미비, 신용카드 등 다양한 결제수단 사용 제약 등이 전통 수산시장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작용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체로 50~60%가량이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수산시장 가격표시제 도입에 응답자의 80%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향후 개선 과제로 가격표시 의무화를 통한 투명성 제고를 꼽은 소비자가 23.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주차공간 등 편의시설 확충(18.1%), 위생안전 관리 강화(13.8%), 원산지 허위표시와 중량 속임 등 불법행위 단속 강화(12.8%) 등이 뒤를 이었다.

소비자들은 해양수산부가 수산시장을 육성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정부의 어떤 조직이 지원정책을 맡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해양수산부라고 응답한 소비자가 32.7%로 지방자치단체(39.0%)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했다.

현재 전통시장 담당 부처인 중소기업청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2.4%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청이 전통시장에 대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지만 일반 전통시장과 여건이 다른 수산시장의 차별성과 시급한 현안을 고려한 지원은 미흡한 실정이고 해수부도 산지 위판장과 도매시장 중심으로 정책을 펴고 있어 소매단계의 수산시장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다.

해양수산부가 소매 수산시장을 관리하면 기존 공급자 중심에서 벗어나 소비자를 포함하는 수산정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해양수산개발원은 밝혔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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