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에 납치된 야지디족 어린이 60달러에 팔려 '노예 생활'"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3년 전 이슬람국가(IS)의 급습에 납치당한 이라크 북부 소수부족 야지디족의 어린이가 '저가'에 팔린 뒤 노예와 같은 험한 학대에 시달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동 전문매체 MEE는 26일자(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IS 사태로 파괴된 야지디족 어린이의 삶을 조명했다.
MEE가 인터뷰한 야지디족 소년 아크람 라소(10)는 7세 때 IS의 소년병 훈련소로 끌려갔지만 납치당할 때 IS의 총격에 신장이 훼손돼 훈련 과정에서 뒤처졌다.
라소가 쓸모없다고 판단한 IS는 시리아 락까의 한 가족에 60달러에 팔아넘겼다. 라소는 이 매체에 "나를 산 시리아 가족은 시장으로 데려가 모든 물건을 나르도록 했고, 집에 있는 날엔 온종일 집안일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라소의 삼촌이 그의 소재를 겨우 알아내 중개업자에게 1만달러를 주고 2년 만에 구해냈다.
칸자(6)라는 소녀는 이 매체에 "뚱뚱하고 못생긴 '바크르 엄마'라는 여자가 나를 IS에게서 샀다"며 "바크르 엄마는 나를 방에 가둔 채 상한 음식을 줘 배가 너무 아팠고 가족이 보고 싶어 온종일 울었다"고 말했다.
칸자를 산 바크르 엄마라는 여성은 2년 반 동안 그를 때리고 달군 쇠로 칸자의 살갗을 지지는 등 학대했다. 칸자의 사촌은 "당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기만 해도 칸자는 울음을 터트린다"며 안타까워했다.
MEE는 "야지디족 아이 대부분이 너무 어려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인지하지 못해 끔찍한 기억을 잘 말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칸자는 구출됐을 때 매일 구토 증세를 보였고 지금도 악몽에 시달린다. 아무도 믿지 않고 다른 아이들과 이유 없이 싸우거나 칼로 위협하는 등 공격적인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야지디족의 비극은 IS가 저지른 만행을 세상에 알린 대표적인 사건이다.
IS의 야지디족 납치와 학살은 미군이 이라크와 시리아의 IS를 공습하기로 한 계기가 됐다. IS는 야지디족이 이교도라면서 무차별로 학살하고 납치했다.
온라인 의학저널 'PLOS 메디슨'이 지난달 낸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8월 IS의 야지디족 급습으로 3천100여명이 학살되고 6천800명이 납치됐다고 밝혔다.
학살된 야지디족의 절반은 총이나 불에 태워져 죽었으며 나머지는 부상, 탈수, 기아로 사망한 것으로 이 보고서는 추정했다.
납치된 야지디족 가운데 성인 남성은 강제로 전투원이 됐고, 여성은 성노예로 학대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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