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테니스 세계 701위 "윌리엄스를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입력 2017-06-28 14:49
남자 테니스 세계 701위 "윌리엄스를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역대 주요 테니스 성 대결 전적은 남성이 2승 1패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존 매켄로(58·미국)의 '700위 발언' 논란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테니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에서 7번이나 우승한 매켄로는 최근 자서전 출간을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세리나 윌리엄스는 훌륭한 선수지만 남자들과 경쟁한다면 세계 랭킹 700위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윌리엄스는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을 23번 제패한 역대 최강자 가운데 한 명으로 특히 36세인 올해 봄까지도 세계 1위를 지킬 정도로 꾸준한 성적을 낸 선수다.

올가을 출산을 앞두고 잠시 투어 활동을 중단한 윌리엄스는 매켄로의 이 발언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표출하기도 했다.

윌리엄스는 "나는 그 정도 랭킹(700위권)에 있는 선수와 경기해본 적이 없고 그럴 시간도 없다"며 "사실에 전혀 기반을 두지 않은 발언은 삼가 달라"고 반박했다.

그런데 여기에 실제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세계 랭킹 700위권 선수가 끼어들었다.

주인공은 현재 세계 랭킹 701위인 드미트리 투르소노프(러시아)다.

투르소노프는 올해 35살로 윌리엄스보다 한 살 어리다.

그는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매켄로가 여자 테니스를 깎아내리기 위해 그런 발언을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현실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육체적으로 강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투르소노프는 현재 세계 랭킹이 700위 밖으로 밀려나 있지만 11년 전인 2006년에는 세계 20위까지 올랐던 선수다.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2005년과 2006년 윔블던 16강이다.

그는 "예를 들어 남녀 육상 선수가 대결하면 누가 이기겠느냐는 물음과 비슷한 논리"라며 "현대 테니스는 체력이나 체격적인 부분이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여자 선수가 남자를 꺾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르소노프는 이어 "사실 이것은 흑백논리로 재단할 것은 아니다"라며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우선 내 몸 상태는 전성기보다는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지금 내 세계 랭킹에 비해서는 좋은 편"이라고 자신했다.

한때 20위까지 올랐던 선수인 만큼 단순히 현재 순위로만 자신의 실력을 평가해서는 곤란하다는 주장인 셈이다.

그는 "매켄로의 말처럼 윌리엄스는 훌륭한 선수"라며 "폭발력도 있고 파워도 넘치지만 내가 볼 때는 내가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투르소노프는 농담으로 "윌리엄스는 임신했고 나는 그렇지 않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테니스에서 성사된 남녀 대결은 대표적인 사례가 세 번 있었다.

1973년 당시 55세였던 바비 리그스(미국)라는 선수가 당시 세계 1위였던 마거릿 코트(호주)를 상대해 2-0(6-2 6-1)으로 완승했다. 코트의 당시 나이는 30세였다.

리그스는 1940년대 세계 1위까지 올랐던 선수로 1951년 은퇴했다.

그러나 같은 해 빌리 진 킹(미국)이 리그스와 대결해 이번에는 3-0(6-4 6-3 6-3)으로 이겼다. 당시 킹의 나이는 29세였다.

세 번째 대결은 1992년 지미 코너스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이상 미국)의 경기로 열렸다.

이때 둘의 나이는 코너스가 40세, 나브라틸로바 35세로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코너스에게 세컨드 서브 기회를 주지 않고, 코트도 더 넓게 쓰도록 하는 핸디캡을 부여했다.

결과는 코너스의 2-0(7-5 6-2)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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