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출신 거장 박영희·강익중, 고향 예술교육 돕는다

입력 2017-06-28 09:25
충북 출신 거장 박영희·강익중, 고향 예술교육 돕는다

충북교육청과 손잡고 내달 미술·음악교사 강연·연수 '재능기부'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재독 작곡가인 박영희 전 독일 브레멘 국립예술대학교 부총장(이하 교수)과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설치 미술가 강익중 작가.

세계 무대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청주 출신의 두 거장이 충북도교육청과 손잡고 고향 예술교육 발전에 힘을 보탠다.

28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강 작가는 다음 달 10일 오후 도교육청 사랑관에서 도내 미술·진로진학상담·인문소양교육 교사 200명을 대상으로 강연한다.

이어 괴산 쌍곡휴양소로 자리를 옮겨 다음 날까지 미술교사들과 시간을 보낸다. 강 작가와 교사들은 평화, 통일 등 주제를 놓고 도내 학생들이 제작에 참여할 작품을 구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에 거주하는 강 작가는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장에 있는 '꿈의 다리'를 만든 설치 미술가다.

세계 어린이들의 그림 등 3인치 캔버스 모자이크 작품과 한글·달항아리 응용 작품으로 유명하다.

1984년 홍익대 졸업과 함께 뉴욕으로 건너갔으며 199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독특한 미술 세계로 '제2의 백남준'으로 불리는 그의 이번 일정은 김병우 교육감과의 인연으로 성사됐다.

강 작가가 고향의 예술교육에 관심이 많고, 재능을 기부하고 싶다는 얘기를 전해 들은 김 교육감은 최근 시도교육감협의회 주관 미국·캐나다 정책탐방 기간 비공식 일정으로 강 작가의 뉴욕 집을 방문, 교분을 맺었다.

김 교육감은 "강 화백과 교사들이 문화예술 교육을 위해 의견을 나누고, 같이 시도할 프로젝트에 대한 협의도 진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영희 작곡가는 다음 달 25일부터 5일간 단재교육원 열리는 음악교사 연수에 강사로 참여한다.

박 교수와 그의 국내 제자들이 교사들을 대상으로 벌일 연수 프로그램은 합창 음악 이해, 말놀이 음악, 호흡·발성, 기초 지휘, 합창단 운영·연습, 예술과 행복 등이다.

박 교수와 그로부터 예술교육의 아이디어를 구하고자 했던 도교육청의 '동행'은 이미 시작됐다.



도 교육청은 "아이들이 놀고 노래하면서 성장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박 교수의 조언에 따라 최근 도내 46개 초·중학교에 '감성 소리숲' 합창단을 만들었다.

도교육청은 아이들이 합창을 통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소통·공감을 통해 인성과 공동체 의식을 기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음악교사 연수가 감성 소리숲 합창단 확대 운영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교수는 1945년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여고를 거쳐 서울대 음대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음대에서 작곡과 현대음악분석법, 음악이론 등을 배웠으며 1970년대 말 스위스 보스빌 세계작곡제, 프랑스 유네스코 작곡콩쿠르, 난파 음악상 등을 휩쓸었다.

오케스트라 곡 '소리'의 도나우엔싱엔 현대음악제 초연을 계기로 호평을 얻은 뒤 수차례 작품 초청을 받으며 국제적 명성을 쌓았고, 1994년부터 2010년까지 브레멘 예술대 작곡과 주임교수와 부총장을 지냈다.

도교육청 김영미 장학관은 "지역 출신의 거장들과 인연을 맺고, 이들의 재능기부를 받는 것은 우리 예술교육의 큰 수확"이라며 "문화예술 향유의 저변을 넓히고,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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