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영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는 9초대 뛰겠다"
"바람 없이도 10초0대 자신했다…올림픽 실패 후 고민 또 고민"
"런던 세계선수권에서 다시 한 번 한국 신기록 도전"
(정선=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이 포효했다.
한국 육상의 역사를 새로 쓴 순간, 뜨겁게 달궈진 트랙 위로 관중들의 환호성이 쏟아졌다.
함께 선수로 뛰는 동료들까지 큰 소리로 김국영에게 축하를 전했다.
김국영은 27일 강원도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코리아오픈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결승전에서 10초07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한국 기록을 새로 썼다. 이틀 전 자신이 기록한 10초13을 0.06초 당긴 신기록이었다.
트랙을 돌며 관중석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한 김국영의 표정도 환희에 젖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그는 "언제나 내 목표는 9초대 진입이다. 오늘도 목표는 9초대였다"라고 말했다.
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김국영은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는 꼭 9초대에 진입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김국영과 일문일답이다.
-- 바람의 도움 없이도 10초07을 뛰었다.
▲ 이틀 전(25일) 10초07을 뛰고도 (뒷바람이 초속 3.6m로 불어) 공인되지 못해 아쉽긴 했다. 하지만 바람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10초 0대에 레이스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 기록 단축 속도가 놀라울 정도다.
▲ 이번 시즌에도 10초3대로 출발했다. 그러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10초37, 예선탈락) 실패 후 정말 이를 악물고 준비했고, 올해는 성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400m 훈련을 꾸준히 하며 근지구력을 키우고, 이를 스피드로 전환하는 훈련을 꾸준히 했다. (허들 선수 출신) 박태경 선배와 함께 훈련하면서 얻은 것도 많다.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코리아오픈에서 100%로 뛰겠다'고 계획을 세웠다.
-- 옆 레인에서 부정 출발이 나왔고, 출발도 다소 늦었다.
▲ 7번 레인 선수가 너무 빨리 뛰더라.(웃음) 한 번 부정 출발이 나오면 다른 선수들도 위축되긴 한다. '스타트가 다소 늦더라도 점점 속도를 높이자'라는 생각으로 다시 출발선에 섰다. 속도를 유지하는 훈련에서 성과를 얻은 덕에 막판 스퍼트에 자신이 있었다. 사실 80m 지점에서는 '10초12 정도 나왔을까'라고 예상했는데 기대보다 기록이 좋아서 나도 놀랐다.
-- 이제 9초대 기록을 기대해도 될까.
▲ 사실 오늘의 목표도 9초대 진입이었다. 나는 늘 9초대를 목표로 시즌을 준비한다. 오늘도 출발 반응 속도가 빨랐다면 9초대에 진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는 꼭 9초대에 진입하고 싶다.
-- 9초대 진입의 관건은 무엇일까.
▲ 100m는 작은 실수만 해도 기록이 떨어진다. 스타트부터 피니시까지 실수 없이 해내야 9초대에 진입할 수 있다. 최근 집중하고 있는 보폭을 넓히면서 속도를 유지하는 훈련을 계속할 생각이다.
-- 8월에 열리는 런던 세계선수권 출전권도 따냈다.
▲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내 기록에도 한참 미치지 못했다. 두고두고 후회되는 대회다. 대구 세계선수권부터 리우올림픽까지, 나는 충분히 많은 메이저 대회에 나섰다. 더는 '경험을 쌓는 것'에 만족할 수 없다. 7월 9일에 일본 삿포로에서 한 번 더 대회를 치른다. 이후에 런던 대회에 나선다. 더 고민하고, 연구해서 런던 대회를 후회 없이 치르겠다.
-- 홀로 달리는 기분이 들지 않는가.
▲ 외롭지 않다. 중국에서는 이미 9초99(쑤빙텐)를 뛴 선수가 나왔고, 일본에서는 10초0대를 기록한 선수가 많다. 아시아에서 그들과 함께 뛰고 경쟁한다고 생각한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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