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연습장 주부 납치범 조기 검거에 광주 경찰 일등공신

입력 2017-06-27 14:24
수정 2017-06-27 15:15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범 조기 검거에 광주 경찰 일등공신

경남 창원→전남 순천→광주 남구 도주한 범인 차량번호 '매의 눈'으로 찾아내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광주 경찰이 지난 24일 발생한 경남 창원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발생한 40대 주부 납치사건의 범인 검거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했다.



27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남 창원경찰서가 강도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한 심모(29)씨 검거를 광주 경찰이 도왔다.

심씨는 친척 형(31), 형의 여자친구 강모(36)씨와 함께 공모해 24일 오후 8시 30분께 창원 시내 한 골프연습장에서 A(27·여)씨를 납치했다.

범인들은 A씨를 납치해 검은색 스포티지 차량에 강제로 태워 도주하고, 경찰의 추적을 피하고자 A씨의 아우디 차량을 다른 지역으로 옮겨 버렸다.

A씨 차량을 버리러 간 강씨를 심씨가 데리러 간 사이 친척 형이 A씨를 살해해 마대 자루에 담아 유기한 것 같다고 심씨는 진술했다.

스포티지 차량에 함께 타 경남 고성에서 전남 순천으로 이동한 세 사람은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마대자루를 저수지에 버리고 25일 광주로 다시 이동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구체적인 차량 소유주가 드러나지 않아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한 경찰은 광주 경찰에게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광주 동부경찰서 형사과 강력팀은 스포티지 차량이 사라진 위치의 CCTV를 뒤졌으나, 사라진 용의자의 차량을 찾지 못했다.

광주 남구청 근처의 한 건물 주변을 몇 바퀴나 돌던 스포티지 차량에서 강씨가 잠시 내려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고 다시 태워 떠나는 장면까지는 포착했다.

그 이후로는 감쪽같이 사라진 차량은 다시 CCTV에 잡히지 않았다.

그러던 중 동부경찰서 형사과에서 '매의 눈'으로 불리는 형사 1명이 차량에 달린 선바이저 모양이 특이한 스포티지 용의 차량을 찾아냈다.

범인들은 CCTV 사각지대에 숨어 훔친 번호판을 원래 번호판으로 바꿔갈고 유유히 광주를 빠져나가 다시 경남 창원으로 향했다.

차적 조회를 통해 차량 소유주는 심씨 어머니인 것을 밝혀낸 경찰은 이 사실을 경찰청을 통해 창원경찰서에 전달했다.

창원경찰서 측은 잠복 수사 끝에 이날 오전 1시께 경남 함안에서 심씨를 붙잡았다.

나머지 공범 2명은 도주해 경찰이 행방을 쫓고 있다.

광주 동부경찰서 측은 "번호판까지 바꿔 달며 도주하는 등 범인들이 주도면밀 계획하에 범행을 저질러 용의자 특정이 지연됐을 수도 있었다"며 "비록 범행 직후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보여 안타깝지만, 범인이라도 검거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고 밝혔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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