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주민·보수단체 회원 2시간 대치…경찰 중간서 충돌 막아(종합2보)

입력 2017-06-27 19:17
성주 주민·보수단체 회원 2시간 대치…경찰 중간서 충돌 막아(종합2보)

보수단체 200명 가두행진하자 주민 200명 도로 차단

(성주=연합뉴스) 박순기 김준범 기자 =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찬반으로 갈등을 빚는 보수단체와 성주 주민이 경찰을 사이에 두고 2시간동안 대치했다.



서북청년단·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엄마부대·구국전사들 등 보수단체회원 200여명은 27일 오후 3시 30분께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부근에서 '사드즉각배치촉구 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오후 5시 15분께 성주골프장 입구인 진밭교까지 700여m를 행진하려 했으나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법회·기도회를 잇따라 여는 성직자와 주민 200여명에게 막혔다.

경찰은 이날 동원한 경찰관 1천800명 중 500여명을 양 측 중간에 집중적으로 배치해 충돌을 막았다.

경찰은 보수단체가 집회·행진신고를 했기 때문에 마을회관 앞을 지나가도록 유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민이 왕복 2차로인 도로에 간이의자를 놓고 앉아 막자 "차로 점거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입니다. 처벌될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방송만 되풀이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집회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성주 주민 희생으로 대한민국 안보를 지켜야 한다면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빨갱이", "종북좌파 죽이자" 등 폭언을 마구 쏟아내 주민 반발을 샀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주민과 대치 2시간만인 오후 7시10분께 해산했다. 초전면 7개 마을 대표들은 지난 26일 밤 긴급회의에서 보수단체 마을회관 통과를 차단하기로 했다. 한번 통과하면 앞으로도 계속 행진을 할 것으로 예상해 첫 행진을 막겠다는 의도였다.

소성리 종합상황실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주민 안전을 지켜야 할 경찰이 행진을 허가함에 따라 우리는 스스로 지킬 것"이라며 행진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소성리 종합상황실 강현욱(원불교 교무) 대변인은 "지난 22일 보수단체 회원 400여명이 폭언과 욕설을 퍼붓고 주택에 들어가 방뇨하는가 하면 사드 반대 현수막과 깃발을 훼손했다"며 "당초 무대응 원칙이었지만 이 같은 행위를 하는 단체들이 마을을 통과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parksk@yna.co.kr, psyk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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