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쥐로 유전질환 원인 찾아…"희귀질환 연구 기여"

입력 2017-06-27 00:00
돌연변이쥐로 유전질환 원인 찾아…"희귀질환 연구 기여"

국제연구컨소시엄 IMPC 성과 '네이처 유전학'에 게재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국제공동연구진이 실험용 쥐(마우스)의 유전자를 하나씩 변형하는 방식으로 각 유전자의 기능과 유전질환의 원인들을 발견했다. 특히 지금껏 잘 연구되지 않은 질환을 앓는 돌연변이 쥐도 다수 찾아내는 데 성공해 희귀질환 연구의 지평이 넓어졌다.

한국, 미국, 캐나다,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11개국 18개 대학·연구소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마우스표현형분석컨소시엄(IMPC)은 이런 연구 결과를 2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유전학'(Nature Genetics)에 발표했다.

사람의 유전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 돌연변이는 다양하지만, 이 중 다수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유전자 돌연변이 각각의 '정체'를 밝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사람과 97% 이상의 유전자를 공유하는 쥐를 이용하는 것이며, 이런 연구를 진행하는 과학자들의 모임이 IMPC다.

한국은 지난 2013년 11월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으로 창설된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이 IMPC의 핵심 멤버로서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유전자를 각각 하나씩 망가뜨린 돌연변이 쥐들을 제작했다. 이렇게 연구한 유전자의 수는 3천823개에 이른다. 그 결과 2천564개 유전자의 새로운 기능을 확인했고 사람과 같은 질환을 앓는 쥐 360종을 찾을 수 있었다.

예컨대 GP9 유전자에 변이가 생긴 쥐는 혈소판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혈액이 응고되지 않았다. 희귀질환인 '버나드-소울리어 증후군'(Bernard-Soulier syndrome)을 앓는 환자도 이와 같은 증상을 보인다. 이번 연구에서 만들어진 쥐가 버나드-소울리어 증후군을 연구할 수 있는 실험동물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BBS5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쥐에는 '바르데-비들 증후군'(Bardet-Biedl syndrome)을 앓는 사람처럼 눈의 망막 이상 등 증상이 나타났다. SLC52A2 유전자에 변이가 생긴 쥐는 브라운-비알레토-반 라에레 증후군'(Brown-Vialetto-Van Laere syndrome) 환자처럼 청력에 이상이 생겼다.

성제경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장(서울대 수의대 교수)은 "이번 연구 결과는 질환 관련 유전자를 새롭게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기존 환자의 유전체 해독으로 발굴하지 못한 인체 질환 유전자도 쥐 유전자 연구로 발굴해 진일보한 유전체 해독 결과로 평가받는다"고 설명했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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