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트럼프 사위에 분노"…이-팔 협상 물건너가나

입력 2017-06-26 17:06
"팔레스타인, 트럼프 사위에 분노"…이-팔 협상 물건너가나

"공정한 중재자 아닌 네타냐후 고문 같았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실세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의 최근 팔레스타인 방문을 놓고 현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미 의회 전문매체 더힐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쿠슈너 고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 재개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21일 중동을 방문,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난 데 이어 서안 라말라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 회동했다.

쿠슈너 선임고문의 이번 방문은 평화협상 중재를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첫 주요 시도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영국에서 발행되는 아랍계 매체 알하야트는 쿠슈너와 아바스의 회동은 "긴장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아바스 수반은 쿠슈너 고문이 네타냐후 총리의 요구를 중계하듯 전달한 데 대해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도 팔레스타인 관리들이 이번 회동에 "대단히 실망했다"고 전했다.

한 팔레스타인 고위 관리는 이 신문에 "그들은 공정한 중재자가 아니라 마치 네타냐후의 고문들처럼 말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 관리는 "그들은 네타냐후가 중요시하는 현안들을 얘기하기 시작했다"면서 "그러고 나서 우리는 이-팔 분쟁의 핵심 현안과 관련한 그들의 분명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하레츠는 미국 대표단 역시 팔레스타인 측에 화가 났는데, 아바스 수반이 최근 한 이스라엘 여성 경찰을 숨지게 한 팔레스타인인의 흉기 공격에 대해 규탄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신규 정착촌 건설로 이-팔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쿠슈너 고문의 이번 방문을 놓고도 잡음이 나오면서 미국의 평화협상 중재 노력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뉴스통신 와파(WAFA)는 25일 이번 회동은 "심도 있고 솔직했다"면서 양측이 상호간의 견해를 매우 분명하게 교환했다고 전했다.

알하야트는 쿠슈너 고문이 이번 회동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여지가 있는지 아니면 평화협상에서 손을 떼는 게 더 나을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혔으며, 지난달 중동 방문 때도 "나는 (이-팔) 평화협정 성사를 위해 노력해 왔고 그 목표를 이루고자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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