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곳곳에 단비…해남·진도 등 서남부엔 '찔끔'(종합2보)

입력 2017-06-26 23:21
전남 곳곳에 단비…해남·진도 등 서남부엔 '찔끔'(종합2보)

함평 누적 강수량 169.5mm 기록…지역별 편차에 농민들 '희비'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26일 광주·전남 곳곳에 단비가 내렸지만 지역별 편차가 심해 일부 지역에선 농민들의 애를 태웠다.

전남 함평에는 169.5mm의 폭우가 쏟아진 반면 해남, 진도 등 전남 서남부 지역은 최근 이틀간 강수량이 집계되지 않았다.



광주지방기상청은 이날 오후 10시를 기해 광주에 발령했던 호우경보를 해제했다.

전남 고흥에 내려졌던 호우경보와 함평에 내려진 호우주의보도 오후 11시를 기해 모두 해제했다.

이날 함평에는 낙뢰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려 많게는 시간당 91.5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지난 25일부터 이날 오후 11시까지 이틀간 누적 강수량은 함평 169.5mm를 비롯해 고흥 162.4mm 광주 153.5mm, 구례 성삼재 93mm, 무안(해제) 87mm, 피아골 85.5mm, 신안(지도) 79.5mm, 영광(염산) 41mm 등을 기록했다.

갑작스러운 집중 호우에 토사가 도로로 흘러내리거나 농경지가 침수되기도 했으나 대부분 2∼3시간 이내에 자연 배수돼 현재까지 심각한 피해는 없었다.



행정당국은 함평과 고흥 일부 주택 마당에 무릎까지 물이 차올랐다는 신고가 접수됐으나 모두 1시간 이내에 자연 배수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함평군의 한 왕복 4차로에 토사가 도로로 한복판까지 흘러내려 한때 차량 운행에 불편을 주기도 했다.

오후 5시 40분께는 퇴근 시간을 앞두고 광주 광산구 평동역 일대 도로가 침수됐다가 30∼40여분만에 자연 배수됐다.



광주에서도 비가 집중됐던 광산구의 경우 오후 7시 전후로 박호동 송산유원지 주변 농경지 21ha 등 6개 마을의 농경지가 침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지리산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이날 오후부터 많은 비가 내렸지만 해남, 강진, 진도 등 전남 서남부 지역은 최근 이틀간 거의 비를 볼 수 없었다.



갈라진 논과 하늘만 쳐다보며 비 소식을 기다리던 농민들의 가슴도 타들어 갔다.

비교적 가뭄이 심각하지 않은 지역으로 분류됐던 구례와 함평은 이번 비가 밭작물 가뭄 해갈에는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논이나 과수농가의 가뭄을 해갈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남 22개 시군 중 가장 가뭄이 심한 곳으로 분류된 해남, 진도 농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해남군 화원면 당포마을 장성일(51) 이장은 "인근 수동저수지 물을 아끼고 아껴 90% 이상 모내기를 마쳤는데 앞으로 계속 비가 내리지 않으면 벼가 다 타들어 가버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 이장은 "최고 25∼30m에 달하던 저수지 수심이 지금은 어른 가슴밖에 안 찬다. 일시적인 농업용수 지원보다도 준설 작업 등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대륙성 저기압의 영향으로 산발적으로 소나기가 내리는 곳들이 있고 지역별 강수 편차도 큰 것으로 분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자정 이후 동부 남해안을 중심으로 10∼50mm의 비가 더 내리겠으며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내일 오후 광주·전남 내륙 곳곳에 소나기가 내리겠다"고 말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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