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섬나, 회사 돈 28억원 빼돌려 동생들 챙겨줬다(종합)

입력 2017-06-26 15:30
수정 2017-06-26 16:45
유섬나, 회사 돈 28억원 빼돌려 동생들 챙겨줬다(종합)

45억 배임 혐의 기소·범죄수익금 동결 방침…사진값 강매 등 추가 예정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의 장녀 섬나(50)씨가 45억원대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 결과 유씨는 자신의 회사 자금 28억원을 빼돌려 동생들에게 챙겨준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검 특수부(김형근 부장검사)는 2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유씨를 구속기소 하고 범죄수익 45억9천만원에 대해 추후 법원에 추징명령을 청구할 방침이다.

유씨는 2011년 6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모래알디자인'을 아버지의 측근 하모(61·여)씨와 함께 운영하면서 관계사인 '다판다'로부터 컨설팅비용 명목으로 24억8천만원을 받아 챙겨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기간 자신이 운영한 또 다른 개인 디자인컨설팅 업체 '더에이트칸셉트'와 동생 혁기(45)씨가 세운 개인 경영컨설팅 업체 '키솔루션'에 모래알디자인의 자금 21억1천만원을 부당하게 지급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유씨의 모래알디자인이 두 개인 업체로부터 디자인컨설팅과 경영컨설팅을 받지 않고도 이들 업체에 매달 수천만원씩 장기간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유씨가 다판다로부터 총 48억원을 받아 챙겨 자신이 운영한 '더에이트칸셉트'로 29억7천500만원을 빼돌리고 여동생 상나(49)씨가 운영한 미국 디자인회사와 컨설팅 계약을 맺고 19억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또 2010∼2013년 유씨의 모래알디자인이 혁기씨에게 자문료 명목으로 총 9억9천만원을 지원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유씨가 모래알디자인 계좌에서 자신과 동생들의 계좌로 보낸 자금은 모두 관계사로부터 컨설팅비 명목으로 받은 거금"이라면서도 "유씨가 상나씨에게 준 돈은 개인 간 거래라 기소된 혐의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559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해외에서 도피 중인 동생 혁기씨의 행방도 추궁했으나 유씨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그는 "최초에 (세월호) 사건이 문제 됐을 때 혁기와 서로 연락했다"며 "사회 분위기상 심한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한국으로 귀국하지 말라'고 조언했지만, 이후로는 연락한 적이 없다"고 했다.

유씨는 유 전 회장에 대해서도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는 주장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유씨의 횡령·배임 혐의 액수를 총 475억4천만원으로 추정했지만, 프랑스 당국과 맺은 범죄인인도 조약에 따라 일단 배임액 45억9천만원에 대해서만 이번에 기소했다.

범죄인인도 조약 15조(특정성의 원칙)에 따르면 범죄인인도 청구국은 인도 요청 시 피청구국에 제시한 범죄인의 체포 영장 혐의 외 추가로 기소할 수 없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사진 작품 강매 등을 통한 횡령·배임액 110억6천만원에 대해서는 프랑스 당국의 동의를 얻어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또 2012년 5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유 전 회장의 사진 작품을 제작한 미국 아해 프레스(AHAE PRESS)INC의 자금을 마련하고자 여러 관계사로부터 사진값 선급금 명목으로 지원받은 277억4천만원은 공범 관계인 혁기씨를 체포하면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나머지 배임 등의 범죄액수 41억5천만원은 프랑스법상 공소시효를 지나 기소할 수 없어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됐다.

검찰은 유씨의 횡령·배임 행위와 별도로 77억원 상당의 허위세금계산서를 국세청에 제출하고 8억7천만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도 프랑스 당국의 동의를 받아 기소할 계획이다.

그러나 인도된 범죄인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프랑스 당국과 추가 기소를 위해 협의한 선례가 없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알 수 없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기소 대상에서 빠진 유씨의 범죄사실 중 혁기씨를 조사하지 않고 기소할 수 있는 부분은 프랑스 당국의 동의를 받는 즉시 기소할 예정"이라며 "이미 법무부가 유씨의 일부 범죄사실에 대해 프랑스에 동의를 요청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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