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싱가포르 총리 동생, 홍콩으로 이주하나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리셴룽(李顯龍·65) 싱가포르 총리와 '형제의 난'을 벌이고 있는 리셴양(李顯陽·60) 싱가포르 민간항공국 이사회 의장이 부인과 홍콩을 방문해 이주 여부가 주목된다.
26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의 차남인 리셴양은 25일 부인 림수엣펀(林學芬)과 함께 캐세이퍼시픽항공 여객기 편으로 홍콩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리셴양은 공항에서 언론에 친구를 만나러 왔다고만 말했다.
리셴양이 리 총리와 형제의 난을 벌이던 중 자진 망명 가능성을 내비쳐 이번 홍콩 방문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리셴양 부부가 홍콩에 사적인 일로 며칠간 머물겠지만, 홍콩으로 이주할 기미는 없다며 부인 림수엣펀이 홍콩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림수엣펀은 홍콩에 사무실이 있는 국제 로펌 모건 루이스 스탠퍼드의 파트너 변호사를 맡고 있다.
앞서 리셴양은 지난 14일 누나 리웨이링(李瑋玲·62) 싱가포르 국립 뇌신경의학원 원장과 함께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에서 리 총리가 집을 허물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어긴 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면서 '왕조 정치'를 꿈꾸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국가기관이 자신들을 상시 감시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국외로 떠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몰릴 것이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리 총리는 19일 성명에서 형제간 분쟁으로 싱가포르의 명예와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타격을 받은 데 대해 진심으로 유감이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자택을 헐어버리라는 아버지의 뜻을 저버렸다는 동생들의 비판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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