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미래부 장관후보자, '실체있는 4차산업'에 정책 방점
"4차산업으로 일자리·먹거리 창출"…문답토론식 청문회 준비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다음달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서는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실체가 있는 4차산업혁명'을 꼽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유 후보자 청문회 준비팀에 참여중인 미래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 후보자는 '미래의 일자리와 먹거리 창출'을 미래부의 최우선 책무로 꼽고 있다.
이를 위해 과학 분야에서는 '연구자들이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자율 연구 환경 조성'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는 '실체가 있는 4차산업혁명 추진'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것이 유 후보자의 생각이다.
유 후보자는 후보 지명 발표 다음날인 이달 14일부터 국립과천과학관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팀 사무실에 주중 매일 출근해 실무자들과 문답토론식을 하며 정책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
◇ 비전공 과학기술 분야는 연구자 중심 자율연구에 방점
유 후보자는 과학기술 분야 연구자들이 자율적으로 본연의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정부가 조성해야 하며 이를 위해 연구자들의 행정업무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청문회에서 강조할 예정이다.
유 후보자는 "과학 분야 전문가는 아니지만 언제나 과학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배우는 입장에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주변에 여러차례 강조해 왔다.
부산대 수학과를 졸업한 유 후보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 기업인으로, LG CNS 부사장,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등을 지냈지만 과학쪽과는 거리가 있다.
그는 또 미래부가 명실상부한 '과학기술 컨트롤 타워'로서 정부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정책의 주도권을 갖고 다른 부처와의 조정과 협력에 나서야 한다는 소신도 밝힐 계획으로 알려졌다.
기술과 정책은 '도입-확산-조정-재배치-고도활용'의 단계가 순환하는 특성이 있다며 정책 수립·집행 과정에서 의사결정이 이런 시스템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소신을 언급할 방침이다.
◇ IT 1세대 전문가로 4차산업혁명은 '실체있는 정책' 강조
유 후보자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실체 없는 구호에 그치는 것을 경계하면서 '실체가 있는' 4차 산업혁명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국민의 먹거리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국가·사회의 시스템, 산업, 개인의 삶을 아우를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tangible) 대안들을 제시해 4차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유 후보자의 생각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미래부는 4차 산업혁명위원회 주관부처로서 각 부처가 담당하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들이 경제·사회 전 분야에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촉진자(facilitator)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유 후보자의 구상"이라고 전했다.
유 후보자는 "미래부가 자원을 배분하고 각 부처의 사업 사이에 횡적인 연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업을 평가하고 재배치할 수 있는 실질적인 권한을 가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국회 인사청문위원들에게 설명할 예정이다.
◇ 업무스타일은 '효율성'· '현장 중시'·'상상력'
유 후보자는 민간인 출신답게 업무효율성을 직원들에게 강조한다.
업무를 함에 있어 보고서 작성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정책 아이디어를 내고 현장을 중요하시는 자세라며 보고서의 문구나 오탈자 체크를 위해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또 4차산업 혁명 대응을 위해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장려해야 한다는 소신을 공무원들에게 역설하고 있다. 그가 2014년 지인인 미래학자 차원용 박사와 함께 쓴 '상상, 현실이 되다'라는 책에서 여러차례 언급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미래부의 한 국장급 간부는 "후보자가 보고를 받으면서 평소에 하던 상상 이야기를 즐겨 한다"며 "섬모가 달려 천장이나 수직 벽에 매달릴 수 있는 도마뱀 발바닥과 같은 장치를 드론(무인기)에 달면 비행을 멈추고 벽에 붙어서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좋겠다는 상상을 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은 적도 있다"고 청문회 준비 분위기를 전했다.
미래부의 한 과장급 간부는 유 후보자에 대해 "이공계 전공자로서 전문성에 바탕을 둔 기업가의 실용정신이 몸에 밴 업무 자세를 보여 주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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