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팀 구성·공동입장 등으로 이어온 남북체육 교류 발자취

입력 2017-06-25 21:18
단일팀 구성·공동입장 등으로 이어온 남북체육 교류 발자취

1990년 남북통일축구, 1991년 탁구와 축구 단일팀 구성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첫 개회식 남북 공동입장

2002년 부산AG에는 응원단 파견하는 등 고비마다 뜨거운 관심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선수단 동시 입장과 단일팀 구성을 사실상 제안하면서 스포츠를 통한 남북교류가 재개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포츠는 남북관계가 얼어붙어 있을 때도 거의 유일하게 남과 북을 이어주는 창구 역할을 해온 분야다.

그러나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는 북한이 불참한 것은 물론 두 대회를 앞두고 북한의 남침 등 각종 도발이 우려됐을 정도로 제아무리 스포츠라 하더라도 남북교류에서 다른 분야에 비해 특별히 다를 것이 없었다.

그러다가 1990년 10월 남북 고위급회담 시작과 함께 남북통일축구대회가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한 차례씩 열리면서 체육을 통한 남북교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이후 남북은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했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에서는 남한 현정화, 북한 리분희 등이 주축을 이뤄 '세계 최강' 중국의 9연패를 저지하고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고,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도 8강에 오르는 성과를 올렸다.

단일팀 구성은 이때가 최초이자 마지막이었고 이후로는 국제 종합스포츠대회 개회식 공동입장으로 남북 체육 교류가 이어졌다.

남북은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과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5년 마카오 동아시안게임,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과 도하 아시안게임,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까지 총 9차례 종합대회 개회식에서 공동입장 장면을 연출했다.

특히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은 국내에서 열린 종합 스포츠 대회에 북한이 처음 참가하며 대규모 응원단까지 파견해 큰 화제를 모았다.

북한은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올림픽과 1997년 동계아시안게임 등 국내에서 열린 스포츠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이후 남북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인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공동입장을 하지 않았고 이는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이어졌다.

다만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폐회식에 북한은 선수단이 참가한 것은 물론 최룡해 비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최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하며 남북 경색 국면을 완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는 북한이 불참하며 남북 스포츠 교류는 부침을 거듭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성사 가능성이 큰 쪽은 역시 단일팀 구성보다는 개회식 남북 공동입장이다.

남북 동시 입장은 성사된 전례도 많고 남북이 뜻만 모을 경우 당장에라도 시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2018년 2월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성사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러나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단일팀 구성 방안은 거쳐야 할 관문이 많아 실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우선 북한이 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해야 하고 그럴 경우에도 단일팀 구성을 위한 남북 협상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허가 여부 등이 과제로 남게 된다.

1991년 단일 종목인 탁구에서 단일팀을 구성할 때도 남북체육 회담이 20번 넘게 열렸다는 사실은 단일팀 구성 협상의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을 보여준다.

평창올림픽까지 8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2007년 개성에서 열린 이후 사실상 중단된 남북체육 회담이 10년 만에 재개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스포츠를 통한 남북교류에 물꼬를 튼다는 의미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 그 결과물로 남북 공동입장과 단일팀 구성이라는 열매가 2018년 평창에서 맺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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