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나 왔어!" SK 최항, 최정 못지않은 강렬한 첫인상
1군 데뷔전에서 2루타로 타점까지 생산
(인천=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SK 와이번스 내야수 최항(23)은 KBO리그 1군에 처음 이름을 올린 순간부터 집중적인 관심을 끌었다.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홈런 타자 최정(30)의 친동생이라는 점에서 스포트라이트가 갈 수밖에 없었다.
25일 생애 처음으로 SK의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최항은 최정과 닮은 얼굴로 "형을 보며 야구를 했다"며 최정은 단순히 친형이 아니라 우상이라고 자랑스러워 했다.
최항은 이날 꿈을 이뤘다. 최정과 나란히 선발 출전한 것이다.
이날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kt wiz의 경기에서 최항은 8번 타자 1루수, 최정은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같은 팀에 속한 형제 선수가 한 경기에 함께 선발 출전한 것은 1993년 9월 22일 빙그레와 LG의 경기에서 지화동-지화선이 각각 9번 타자 2루수,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이후 약 24년 만이다.
경기는 이들 형제의 수비 호흡으로 시작했다.
1회초 kt의 1번 타자 이대형이 3루수 땅볼을 친 것이다. 3루수 최정이 1루수 최항에게 정확히 송구해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합작했다.
다음 타자 정현 타석에서 최항은 안 좋은 의미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현이 친 평범한 내야 뜬공을 놓친 것이다. 정현의 타구는 최항의 글러브 옆으로 뚝 떨어졌다.
최항의 실책으로 출루한 정현은 득점으로까지 이어졌다.
최항의 얼굴에는 곤란스럽고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타격으로 곧바로 만회했다.
최항은 1-4로 추격하는 2회초 2사 2루에서 kt 선발투수 돈 로치의 초구를 적극적으로 공략, 우중간 2루타 때려 점수를 냈다.
1군 첫 타석에서 장타를 터트리고 타점까지 올리며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최항은 다음 타자 김성현의 안타에 득점까지 했다.
홈을 밟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최항은 동료들의 축하를 듬뿍 받았다. 최정도 흐뭇한 미소로 최항의 헬멧을 두들겼다.
최항도 최정에게 축하할 기회가 왔다.
최정이 3회말 동점 솔로포를 날린 것이다. 최항은 베이스 러닝을 마치고 돌아온 형을 환한 미소로 맞이하며 축하했다.
최항은 김성현의 끝내기 홈런으로 팀이 짜릿한 7-6 승리까지 지켜봤다.
이날 4타수 1안타 1득점 1타점 1삼진으로 활약한 최항은 경기 후 "팀이 승리해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시작부터 수비에서 실수가 나와 불안감이 든 것이 사실이다"며 "비록 타석에서 타점과 득점을 만들었지만, 수비 실수가 머리에 계속 남아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최항은 "마지막까지 최대한 즐기려고 했다"며 1군 첫 경기를 즐거운 기억으로 가득 채운 비결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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