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발발·휴전일을 기억합니다'…광화문 빗속집회
재미교포 한나 김씨 주최하고 참전용사 후손 참석…보수단체도 도심 행진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김예나 기자 = 6·25전쟁 발발 67주년인 25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는 전쟁과 휴전을 기억하고 평화를 다짐하는 집회가 빗속에서 열렸다.
재미교포 한나 김(34·여·한국명 김예진)씨는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약 300명이 모인 가운데 오후 6시 30분께 집회를 열었다.
찰스 랭겔 전 미국 하원의원의 수석보좌관이던 김씨는 '리멤버 727'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한국전쟁 휴전일인 7월 27일을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날'로 제정하는 데 기여한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 5개월간 6·25전쟁에 참전한 양측 26개 나라를 돌며 참전 군인들을 만났다. 북한도 방문해 6·25전쟁 때 전사한 이들의 묘지를 찾았다.
전쟁 발발일을 기억하는 의미로 오후 6시 25분 시작하려다 5분가량 늦어진 이 날 집회는 북 공연과 애국가 제창, 국악어린이합창단의 '우리의 소원은 통일' 합창 등 순서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수기(手旗) 형태의 태극기를 들었고, 김씨는 성조기와 태극기를 함께 쥐고 행사에 임했다.
집회에 참석한 네드 포니(Ned Forney·53)씨는 "제 할아버지 에드워드 포니 대령이 미국 해병의 일원으로 인천 상륙작전을 통해 한국에 왔다"며 "할아버지는 흥남부두 철수작전을 총괄 지휘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의 부모님도 당시 철수작전 때 남한에 와서 자유의 품에 안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니씨는 이날 집회가 한국의 평화를 기원하는 자리라고 설명하고 집회를 주최한 김씨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씨는 "10여년 전 22살 때 교통사고를 겪은 뒤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날 제정과 평화통일 기원 행사 개최, 참전용사 찾아가기 등 목표를 세웠다"며 "참전용사 찾아가기는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올해 1월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6·25전쟁에서 전사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생각하고 평화통일을 기원하면서 묵념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집회는 휴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을 기려 오후 7시 27분 바이올리니스트 원형준씨의 연주에 맞춰 참가자들이 저마다 촛불을 켜고 태극기를 들면서 절정에 올랐다.
참석자들은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촛불이 꺼질세라 손으로 불을 가리고, 일부는 태극기를 흔들며 아리랑을 두 차례 부르고 해산했다.
김씨는 "할아버지와 젊은 사람, 어린이가 함께하면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틀 더 한국에 머물다가 27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한편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행동 등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5시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6·25 전쟁기념 국가안보 국민회의 집회'를 열고 종각과 세종로사거리를 지나 대한문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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