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믿을' 中국유기업…中, 매출 33조원 부풀린 17곳에 '철퇴'
中 46개 성·시·현정부 부채 3년새 87% 증가…금융리스크로 지목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 국유기업 18곳이 매출을 33조 원 이상 부풀렸다가 정부 감사에서 적발됐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심계서(審計署·감사원 격)는 23일 배포한 연례 감사보고서에서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中國石油天然氣集團)·중국선박공업집단(中國船舶工業集團)·시노켐(中國中化集團) 등 국유기업 20곳 중 18개 국유기업이 최근 몇 년간 허위 사업과 장부 조작을 통해 2천억 위안(33조2천980억 원) 이상 매출을 과대 계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기업은 수익도 200억 위안(3조3천298억 원) 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유기업 중 일부는 '좀비' 자회사 정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심계서는 이어 중국의 46개 성·시·현 정부의 부채가 지난 3월 말까지 3년 사이에 87% 증가했다고 확인했다.
심계서는 지방정부 부채와 무수익여신(NPL), 채권부도, 그림자 금융 등을 주요 금융 리스크로 지목했다.
심계서가 감사보고서에서 지방정부 부채를 언급한 것은 2012년 토지 수입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와 신규 대출로 기존 대출을 상환하는 데 대한 위험성을 경고한 이후 처음이다.
심계서는 일부 국유기업과 지방정부는 작년 석탄 생산용량 2억9천만t과 철강 생산용량 6천500만t을 감축하려는 중앙 정부의 노력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중국 최대 시멘트 생산기업인 중국건재(中國建材)는 생산용량을 600만t 감축하라는 정부 지시를 따르지 않은 채 생산확대를 위해 다른 기업으로부터 139만t의 생산용량을 빌렸다. 특히 3개 성(省)은 작년 말까지 석탄 1천259만t과 철강 133만t의 생산을 불법적으로 승인했다.
SCMP는 보고서에 일부 지방정부의 부채가 너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달 중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결정을 한 데 대해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흥업(興業)은행 루정웨이(魯政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부 국유기업의 가짜 수익이 전체 국유기업 수익 중 2%에 못 미치는 규모이지만, 국유기업이 부채 축소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보고서가 중국 경제가 처리해야 할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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