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 갈림길 선 한국당·바른정당…새 대표가 변수
원유철·신상진, 정운천·김영우는 통합·연대론에 긍정적
홍준표, 흡수통합 노선…이혜훈·하태경은 '자강론'에 무게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새 대표 선출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양당 경선 결과에 정치권이 잔뜩 촉각을 세우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한 보수야당의 통합론이 서서히 고개를 드는 가운데 새 지도부 출범으로 통합 움직임이 중대 갈림길에 서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양당 모두 통합을 추진하자는 내부 목소리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에 대한 인사청문회에다 추경,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현안에 대한 대응이 시급한 데다 양당 모두 새 대표를 선출하면 '보수혁신'을 통해 당 지지율을 제고하고 보수 적통 경쟁에서 승기를 잡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보수진영 내에서는 현재의 여권과 1대 1 대결구도를 만들기 위한 보수통합론이 꿈틀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국당의 한 전략통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두 보수야당이 혁신 경쟁을 하다가 결국 최종 마무리는 통합론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바른정당 핵심 관계자는 "새 지도부는 일단 추경안으로 경색된 국회 정상화 여부에 집중할 것"이라면서도 "내년 선거를 대비한 통합론이 비등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새 지도부 진용은 향후 보수통합론을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 한국당은 3명, 바른정당은 4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일단 통합의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한국당 대표로 원유철 후보나 신상진 후보가 선출되고 바른정당에선 정운천 후보 또는 김영우 후보가 당권을 잡는 그림이다.
이들 4명은 경선 토론회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기려면 합당이나 연대 등 통합이 필요하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지지율이 지금처럼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다시 합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당 신 후보와 바른정당 정 후보는 국민의당까지 야권 통합의 파트너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바른정당의 정·김 후보는 통합의 필수 조건으로 '친박세력 축출'을 내걸고 있다.
반면, 한국당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당권을 잡을 경우 홍 전 지사는 당대당통합이 아닌 바른정당 개별의원들을 차례로 통합시키는 흡수통합 노선을 걸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 전 지사는 최근 초재선 의원들과의 토론회에서 "바른정당은 한국당에서 떨어져나온 기생정당"이라며 "우리가 제대로 쇄신만 하면 대부분 돌아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이 후보와 하 후보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 두 후보 모두 자강론을 내세우는 가운데 하 후보는 아예 한국당을 '곧 소멸할 당'이라며 원천적으로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하 후보는 지난 22일 대구 토론회에서 "막말 보수 홍준표가 대표가 되면 한국당은 어차피 내년 선거에서 서울에서도 부산에서도 다 떨어진다. TK(대구·경북)에서만 살아남을 것"이라며 "이런 당과 합치는 건 우리 스스로 망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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