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주, 유가약세에 '울상'…실적 눈높이 낮춰

입력 2017-06-25 07:05
정유·화학주, 유가약세에 '울상'…실적 눈높이 낮춰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최근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정유·화학 관련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주가는 지난달 중순의 고점 대비 10% 안팎 빠졌고 올해 2분기 실적 추정치도 줄줄이 내려가고 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8월 인도분은 23일(현지시간) 43.01달러로 마쳐 5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최근 이틀간 소폭 반등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10개월 이래 최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가는 연초 전고점과 비교하면 20% 이상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추락한 것은 미국 셰일업계 생산량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상황에서 감산 합의를 비껴간 산유국들이 막대한 양의 원유를 뽑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 과잉 우려로 일각에선 45달러를 밑돈 유가가 30달러대로 떨어질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유·화학업체들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최근 3개월간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으로 정유·석유화학 업체 12개사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5천36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개월 전 전망치(3조7천952억원)보다 4.55%, 한 달 전(3조7천55억원) 수치보다 6.81% 각각 줄어든 수준이다.

작년 2분기 영업이익 4조2천241억원과 비교하면 16.27% 적다.

SK이노베이션[096770]과 GS칼텍스의 기업가치가 반영되는 GS[078930], S-Oil[010950] 등 정유 3사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6천848억원으로 한달새 5.92% 감소했다.

석유화학 업체들 영업이익 전망치도 3개월 전의 2조386억원에서 한 달 전 1조9천147억원, 현재 1조8천520억원 등으로 꾸준히 내려가고 있다.

정유·화학 업체들 주가도 유가와 함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S-Oil은 23일 9만4천900원에 마쳐 최근 고점인 지난달 16일(종가 10만7천500원) 대비 11.72%, 6월 들어선 8.31% 떨어졌다.

GS는 이달 들어 8.09%, SK이노베이션은 6.21% 각각 하락했고 같은 기간 LG화학[051910](-6.13%), 롯데케미칼[011170](-6.24%), 금호석유(-4.89%), 대한유화[006650](-9.44%) 등 석유화학 관련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정유·석유화학 업체들의 실적과 주가 추이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화학 업종의 1분기 실적이 워낙 좋아 대부분 기업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정도였다"며 "2분기 실적도 작년 다른 분기와 비교하면 크게 나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최근 석 달간 유가가 많이 내렸고 반등 여부도 불확실하나 급격히 떨어지지는 않으리라고 본다"며 "유가가 하락세를 멈추면 원가 부담 요인이 줄면서 정유사 실적도 3분기 이후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유가 횡보와 정제마진 둔화로 2분기 영업실적은 전 분기보다 줄겠으나 하반기 업황 회복을 고려하면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하반기에 유가와 정제마진이 회복하면 전 사업부문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공급 문제로 유가 하락이 정유·석유화학 업체의 마진 개선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며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 연구원은 "군소 정유업체들의 가동률이 올라가면서 정제마진이 정체되고 있다"며 "유가가 올라 실적이 회복돼도 정제마진 개선 없이 주가 상승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 주요 정유·석유화학 업체 2분기 실적 추정치 추이

(단위:억원, %)

┌──────┬─────┬─────┬─────┬────┬─────┐

│ 종목명 │ 2016년 │ 3개월전 │ 1개월전 │ 최근 │ 증감률 │

││ 2분기 │ 추정치 │ 추정치 │ 추정치 │ │

├──────┼─────┼─────┼─────┼────┼─────┤

│ S-Oil│ 6,409│ 4,429│ 4,207│ 3,797│ -40.8│

├──────┼─────┼─────┼─────┼────┼─────┤

│SK이노베이션│11,195│ 8,238│ 8,678│ 8,213│ -26.6│

├──────┼─────┼─────┼─────┼────┼─────┤

│ GS │ 5,038│ 4,899│ 5,023│ 4,837│ -4.0│

├──────┼─────┼─────┼─────┼────┼─────┤

│ 롯데케미칼 │ 6,939│ 8,064│ 7,142│ 6,951│ 0.2│

├──────┼─────┼─────┼─────┼────┼─────┤

│ 금호석유 │ 654│ 570│ 501│ 501│ -23.3│

├──────┼─────┼─────┼─────┼────┼─────┤

│ LG화학 │ 6,125│ 6,693│ 6,927│ 6,751│ 10.2│

├──────┼─────┼─────┼─────┼────┼─────┤

│ 한화케미칼 │ 2,936│ 2,109│ 2,010│ 1,951│ -33.5│

├──────┼─────┼─────┼─────┼────┼─────┤

│SKC │ 422│ 526│ 448│ 440│ 4.2│

├──────┼─────┼─────┼─────┼────┼─────┤

│ SK케미칼 │ 557│ 699│ 629│ 573│ 2.8│

├──────┼─────┼─────┼─────┼────┼─────┤

│ 대한유화 │ 985│ 670│ 556│ 478│ -51.4│

├──────┼─────┼─────┼─────┼────┼─────┤

│ 코오롱인더 │ 775│ 825│ 726│ 679│ -12.3│

├──────┼─────┼─────┼─────┼────┼─────┤

│ 이수화학 │ 207│ 229│ 208│ 196│ -5.3│

├──────┼─────┼─────┼─────┼────┼─────┤

│합계│42,241│37,952│37,055│ 35,368│ -16.3│

└──────┴─────┴─────┴─────┴────┴─────┘

※ 자료: 에프앤가이드(증감률은 2016년 2분기 실적 대비 최근 추정치를 비교)



inishmor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