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누리꾼들 중동 난민 수용에 강한 거부감 표시

입력 2017-06-24 13:04
中 누리꾼들 중동 난민 수용에 강한 거부감 표시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 누리꾼들이 중동 출신 난민 수용에 대해 거부감을 표시했다고 홍콩에서 발간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SCMP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의 비공식 온라인 설문조사에 참여한 20만3천696명의 누리꾼 중 19만8천368명(97.4%)이 난민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조사는 중국 정부가 기존 정책을 바꿔 중동 출신 난민을 받아들일지 모른다는 소문이 돌면서 실시됐다.

한 누리꾼이 지난 21일부터 웨이보의 설문 기능을 사용해 조사를 실시한 지 4일 만에 20만명 이상이 응답했으며 이 중 중동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응답자는 5천328명(2.6%)에 불과했다.

중국 정부가 난민을 수용할지 모른다는 소문은 최근 중동 전쟁으로 인한 난민 수만명의 고통을 언론이 보도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앞서 유엔난민기구(UNHCR)가 난민의 처지를 다룬 영화를 상영했고, 중국중앙(CC)TV 등 관영매체도 중동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돕기 위한 국가적 노력에 관한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일부 중국 누리꾼은 이같은 보도에 관해 중국인들이 난민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게 하려는 일종의 '의제 설정'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 설문조사에 나타난 누리꾼의 댓글은 중동 출신 난민에 대한 강한 공포와 거부감을 보여줬다.

웨이보 이용자 '청즈페이'는 "난민들이여, 중국은 독재가 지배하고 스모그 악취가 나는데다가 유독 식품, 끔찍한 인권상황, 비민주주의의 나라이며 당신들이 이런 상황에 놓이기를 원치 않는다"며 중국에 오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다른 웨이보 이용자 '콧수염 일병'이 "중국이 30년간 '한 자녀 정책'을 추진해온 것은 난민을 위한 공간을 마련키 위해서가 아니다"고 밝힌데 대해 2만7천명의 이용자가 찬성의사를 표했다.

"타국의 사회적 편익에 의지해 살고자 가족을 포기하고 강도, 성폭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필요없다. 유럽처럼 테러리스트 공격을 걱정하며 살고싶지 않다"는 '추야'의 댓글에 5천번의 '좋아요'가 표시됐다.

한 누리꾼은 '미국과 유럽이 중동 문제를 야기하고 책임은 중국이 떠맡고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 홍보대사인 중국 여배우 야오천(姚晨)은 "언젠가는 우리도 난민이 될 수 있다"고 난민 옹호 발언을 했다가 웨이보 팔로워 8천만명 중 일부로부터 혹독한 비난을 받았다. 결국 그녀는 항의에 못이겨 자신의 계정을 폐쇄했다.

런민(人民)대의 스인훙(時殷弘) 교수는 "중국이 난민 수용에 보수적 입장을 취해왔다"며 "중국 대중은 난민 허용에 정신적으로 준비되지 않았고, 정부도 중동 난민에게 보호처를 제공하려는 계획이나 정책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CMP는 "2015년 중동 난민 위기 이래 중국은 직접 난민을 수용하는 대신 서아시아 또는 북부 아프리카에 난민들이 정착하도록 인도주의적 지원을 해왔다고 외교부가 밝혔다"면서 "온라인 설문 이후 관영매체는 중국의 공식적 중동 난민 정책이 바뀐 바 없다며 전했다"고 보도했다.

reali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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