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2년만에 복귀…롯데 유스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종합)
내년 1월 창단 연주회…'서울시향 사태'도 마무리 국면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정명훈(64)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롯데문화재단에서 연내 창단 예정인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복귀한다.
롯데문화재단은 젊고 실력 있는 연주자를 길러내기 위해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고 초대 음악감독으로 정 전 감독을 선임했다고 25일 밝혔다.
정 전 감독이 국내 오케스트라에서 음악감독을 맡는 것은 지난 2015년 말 서울시향 감독 사퇴 이후 약 2년 만이다.
롯데문화재단 관계자는 "재단 출범 때부터 유망한 음악인을 길러내는 유스오케스트라를 계획했다"며 "정 전 감독이야말로 그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 감독을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여러 시각이 있는 것을 알지만, 그의 탁월한 음악성만큼은 세계에서 인정받은 것"이라며 "오케스트라가 초반 기틀을 잡고 명성을 쌓는 데에는 정 전 감독 이외의 대안을 생각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 오케스트라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만19~28세 연주자들로 구성될 예정이며 내년 1월 11일 창단 연주회를 가질 예정이다.
정 전 감독 이외에도 세계적 오케스트라인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수석 연주자 일부가 코치진으로 참여한다.
2015년 10월 설립된 롯데문화재단은 현재 서울 송파구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 롯데콘서트홀 운영 등을 맡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출연한 사재 100억원 등 모두 200억원을 조성해 만든 재단으로 신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정명훈과 롯데문화재단은 일단 임기를 1년으로 계약했지만, 양측 모두 이 사업을 장기 프로젝트로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감독도 최근 항공료 횡령 의혹 등으로 고발됐던 사건에서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 "앞으로 한국 오케스트라 발전과 재능 있는 젊은 음악인의 양성을 위한 일을 통해 대한민국 발전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 전 감독은 2006년 1월 서울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이후 단원 선발부터 연주력 향상, 레퍼토리 확장에 이르기까지 서울시향을 완전히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와의 갈등 끝에 사퇴했다.
한편, 2014년 12월 서울시향 직원들이 "박 전 대표가 폭언, 인사 전횡, 성추행 등을 하고 있다"고 발표한 익명의 호소문으로 촉발된 '서울시향 사태'는 최근 검찰이 잇따라 수사 결론을 내리며 마무리 국면을 맞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성추행 혐의, 서울시향 직원들의 무고 혐의, 정 전 감독의 횡령 혐의 등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이 이뤄졌다. 정 전 감독, 박 전 대표 등을 둘러싼 명예훼손 건에 대한 결론만이 남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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