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돈줄 끊기나…" 中 자본유출 조사에 해외M&A 날벼락

입력 2017-06-23 16:10
"중국발 돈줄 끊기나…" 中 자본유출 조사에 해외M&A 날벼락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해외 매물을 휩쓸었던 중국 대기업의 돈줄을 겨냥해 당국이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 찬물을 끼얹게 됐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가 각 은행에 그간 대기업에 대출해준 자금을 조사하도록 지시하면서 해외 M&A 협상에 줄줄이 먹구름이 드리웠다.

도마 위에 오른 대기업은 하이난(海南)항공그룹, 안방(安邦)그룹, 푸싱(復星)그룹, 완다(萬達)그룹, 저장(浙江)로소네리 그룹 등 5곳으로, 최근 해외 호텔 등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며 '기업 사냥꾼'으로 꼽혔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이들 기업의 대출 흐름에 칼끝을 겨누면서 중국발 돈줄을 기대했던 M&A 시장은 바짝 긴장하게 됐다.

이 중에서도 싱가포르 물류 회사인 CWT는 하이난그룹으로부터 10억 달러의 몸값을 기대하던 와중에 지난 22일 주가가 5.3% 떨어졌다.

하이난그룹은 올드뮤추얼의 미국 자산관리 사업 지분을 25% 사들이는 절차를 밟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앤서니 스카라무치의 헤지펀드 스카이브리지도 인수 중이다.

또 다른 우려는 중국 대기업이 실제로 은행 대출을 중단당한다면 보유 자산 중 일부를 매각할 처지에 놓인다는 점이다.

하이난그룹은 도이체방크의 주식 10%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며, 힐튼월드와이드홀딩스 지분 25%도 가졌다. 각각의 계약이 고도의 금융 구조로 짜였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 대기업의 품으로 들어가길 바라던 미국이나 유럽 기업들도 앞으로는 몸값을 제대로 받기까지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대기업들이 흥청망청 돈을 뿌리는 일이 없어진다는 전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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