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세력 경고' 지난달 서울 주택시장에 무슨 일 있었나

입력 2017-06-23 16:06
수정 2017-06-23 16:09
'투기세력 경고' 지난달 서울 주택시장에 무슨 일 있었나

무주택·1주택자 주택 매입 '감소'…2~5주택자 구매는 '증가'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최근 집값 상승이 투기수요 때문이라고 언급함에 따라 6·19 대책 전 주택시장에 과연 어느 정도 투기수요가 몰렸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 장관은 23일 취임식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5월 서울 강남과 용산, 성동, 마포 등 집값이 들썩인 지역에 5주택 이상 보유자의 주택 신규 구매량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연령대별로는 29세 이하의 주택 매수가 크게 늘었는데, 이는 편법거래를 충분히 의심할 만한 정황이라고도 했다.

국토부는 장관이 제시한 통계는 6·19 대책 발표 전 시장 동향을 분석하기 위해 산출한 내용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는 부동산거래 관리시스템(RTMS)과 건축물대장을 통해 5월 주택 거래 내용을 분석한 것이다. 일시적 다주택 보유자나 정식으로 등록한 임대사업자를 가려내지는 못한다.

통계를 보면 지난달 2주택 이상 보유자가 지난달 주택을 새로 매수한 거래량이 작년 동기보다 늘어난 사실이 확인된다.

서울 전역을 놓고 봤을 때 무주택자가 집을 산 것은 9천692건으로 작년 5월보다 2.1% 줄었다. 1주택자가 집을 구매한 것은 5천296건으로 2.0% 감소했다.

반면 2주택자부터는 주택 거래량이 작년 대비 늘어난다.

5월 2주택자가 집을 신규 구매한 것은 1천361건으로 1.6%, 3주택자는 505건으로 5.6%, 4주택자는 255건으로 30.1%, 5주택 이상은 516건으로 29.6% 늘었다.

다주택자 중에서도 보유한 주택이 많을수록 지난달 활발하게 신규 주택 구매에 나섰다는 김 장관의 분석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5주택 이상 보유자 중 주택을 신규 구매한 거래의 작년 대비 증가율을 보면 은평구는 95.0%, 송파구는 88.9%, 강동구는 70.0%에 달한다.

강남4구는 53.1%이며 이 중 강남구는 58.3%, 서초구는 23.8%였다.

그러나 다주택자의 주택거래 절대량이 너무 적어 증가율만 논하기엔 충분치 않다는 평도 나온다.

지난달 서울에서 5주택 이상 소유자가 새로 주택을 구매한 건은 516건으로 전체(1만7천625건)의 2.9%밖에 되지 않는다.

증가율이 80~90%대에 달한 은평구는 실제 거래량은 39건밖에 되지 않고 송파구는 17건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김영국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차량 수용 한계가 400대인 도로에 차가 403대만 돼도 정체가 시작되듯, 소수의 투기성 수요가 주택 호가를 올려놓으면 그 가격이 정상가격으로 바뀌며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며 "이런 투기성 수요가 작년보다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이 취임사에서 '놀랍다'고까지 한 저연령층의 주택 매매 증가세도 통계를 통해 확인됐다.

5월 29세 이하가 강남4구의 주택을 거래한 건은 134건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54.0% 증가했다.

그 다음으로 증가율이 높은 연령대는 50대로 13.8%(1천57건)였고 40대는 14.4%(1천201건), 30대는 5.6%(854건)였다.

김 과장은 "정부 합동 주택 투기 조사 과정에서 국세청이 불법 증여 등이 의심되는 사례를 가려내 주택 구입 대금 마련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bana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