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정부, 폭스콘에 '투자 러브콜'…궈타이밍 회장은 '시쿤둥'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해외에서 활발한 기업 인수, 공장 건설 등 활발하게 사업을 확장해온 대만 폭스콘(훙하이 정밀공업)이 자국 정부로부터 '투자 러브콜'을 받았다.
폭스콘이 일본 도시바(東芝) 메모리 매각 입찰경쟁에서 밀려난 뒤 주주총회를 통해 미국에 대규모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하자 대만 정부가 움직인 것이다.
23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리스광(李世光) 대만 경제부장(장관)은 전날 폭스콘의 대(對) 미국 투자 계획을 보고받고 "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을 때 대만에 돌아와 투자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폭스콘이) 대만에 돌아온다면 정부는 투자와 관련해 전력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리 부장은 폭스콘의 대만 복귀와 관련해 궈타이밍(郭台銘) 회장과도 계속 접촉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폭스콘 측은 대만 정부의 이 같은 투자요청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궈 회장은 22일 대만에서 열린 주주총회에 참석, 미국 미시간, 위스콘신 등 6개 주에 투자를 검토 중이라며 오는 7월 말 이후에 투자계획을 확정하겠다는 일정을 공개했다. 궈 회장은 올해 초 미국 디스플레이 패널 공장 건설에 70억 달러(약 7조9천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폭스콘은 또 중국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두고 일본에서 전자업체 샤프를 인수하는 등 해외에서 활발한 투자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자국에서는 투자를 아끼고 있다.
지난 2014년 대만 타이중(台中)에 2천억 대만달러 규모의 자동화산업단지 건설 계획을 발표한 이후로는 대만에서 사업을 빼내는 분위기도 나타난다. 대만의 다른 중견기업들도 폭스콘을 따라 대만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대만 정부는 우려하고 있다.
궈 회장은 지난 13일 국립대만대 항암치료센터 기공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치사를 통해 대만의 행정효율이 지나치게 떨어진다고 비판하면서 "그럴 필요가 생기지 않는 한 대만으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밝혔다.
궈 회장은 미국은 투자업체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대만은 그렇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대만 기업인 폭스콘이 대만을 영원히 등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한다.
천톈즈(陳添枝) 국가발전회 주임은 "궈 회장이 운영중인 재단과 대만대 병원이 공동으로 추진한 항암치료센터 설립을 허가받는데 10년이나 걸렸다"며 화가 나서 한 그의 발언과 대만 투자 문제는 별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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