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간다" 당당해진 '공무원 아빠'…신청자 20% 차지(종합)

입력 2017-06-25 12:17
"육아휴직 간다" 당당해진 '공무원 아빠'…신청자 20% 차지(종합)

중앙 부처 육아휴직자 10명 중 2명꼴 남성, 매년 고공행진

지자체 10%, 교육청 3%…신청 저조하지만 지방도 증가 추세

(전국종합=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공직사회에서 육아 휴직은 이제 여성 공무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육아 휴직을 신청하는 남성 공무원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다.



육아 휴직계를 낸 공무원 가운데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중앙 부처에서는 이미 20%대를 넘어섰고, 광역·기초 자치단체나 17개 시·도 교육청에서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육아 휴직 대상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다.

육아 휴직 남성 공무원의 증가는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편견이 줄고, '일·가정 양립' 분위기가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육아휴직제를 이용하는 43개 중앙 부처 남성 공무원의 수는 매년 늘고 있다.

작년 1∼9월 6천75명의 공무원이 육아 휴직계를 제출했는데 이 중 남성 공무원이 20%(1천215명)에 달했다.

육아 휴직자 중 남성 공무원 비율은 2013년 13.1%, 2014년 14.4%, 2015년 15.8%로 증가세를 보이다 작년에 큰 폭으로 뛰었다.

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 개정으로 2015년 11월부터 남성 공무원의 육아휴직 기간이 1년에서 여성과 같은 '3년 이내'로 연장됐다.

대상자가 많아졌고, 육아 휴직과 관련, 눈치를 보지 않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육아 휴직을 사용하는 남성 공무원이 늘고 있지만 중앙 부처에 비해서는 여전히 적다.

2014년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 7천939명의 육아 휴직 공무원 중 남성 비율은 7.6%(600명)에 불과했으나 이듬해 7천427명 중 8.9%(722명)로 늘더니 지난해에는 8천458명 중 10.6%(900명)로 증가했다.

육아 휴직 기간이 최장 3년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신청하는 공무원은 찾아보기는 힘들다. 남성의 경우 길어야 1년의 육아 휴직을 하고 복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1년 이상 휴직했다가 복귀하면 새로 입사한 것처럼 적응이 어려울 수 있고 승진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어 장기간 육아 휴직을 가는 것을 고려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승진 지연 등 인사 불이익을 우려해 육아 휴직을 꺼리는 분위기가 만연했지만, 점차 인식이 바뀌고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지자체가 늘면서 사정이 변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의 경우 올해 1월 1일 자로 첫째·둘째 자녀 양육을 위한 육아 휴직 기간 전체를 근무 기간으로 인정, 승진 심사에 적용하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육아 휴직 남성 비율이 높아지기는 17개 시·도 교육청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중앙 부처는 물론 지자체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교육 행정·공무직과 교사를 더해 2만8천163명이 육아휴직에 들어갔는데, 이 중 남성의 비율이 3.2%(899명)에 달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각 2.1%에 그쳤으나 지난해 다소 늘었다.

교육 행정·공무직의 경우 지난해 3천502명이 육아 휴직했는데,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자체와 비슷한 9.8%(343명)나 됐다.

3천5명의 육아 휴직자 중 남성이 4.4%(133명)에 불과했던 2015년과 비교하면 2.5배나 증가한 것이다.

다만 일선 학교에 근무하는 남성 교사의 육아휴직 비율 상승 폭은 눈에 띌 정도는 아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49만1천152명의 교사 중 5%에 해당하는 2만4천661명의 남녀 교사가 지난해 육아 휴직했다. 이 가운데 남성 교사의 비율은 2.3%(556명)에 불과하다.

육아 휴직 교사 중 남성 비율은 2014년 2만2천896명 중 1.5%(341명)에서 2015년 2만3천815명 중 1.8%(418명)로 많아진 데 이어 지난해에도 늘었지만 증가 폭은 중앙 부처나 지자체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육아휴직 신청 땐 기간제 교사를 채용, 빈자리를 충당하면 되는데도 남성 교사들이 여성들보다 육아휴직을 꺼린다"고 말했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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