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 경기규칙 손질…'발 펜싱' 사라질까

입력 2017-06-23 10:07
[세계태권도] 경기규칙 손질…'발 펜싱' 사라질까

방어 위주 소극적 경기 운영 시 무조건 감점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올림픽 정식종목 잔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온 태권도가 다시 한 번 변화를 시도한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24일부터 30일까지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리는 2017 WT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새 경기규칙을 적용한다.

WTF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가라테와 정면 대결을 앞두고 더 공격적인 경기를 유도하고 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자 일부 경기규칙을 손질해 지난해 11월 캐나다 버나비 총회에서 통과시켰다.

새로운 경기규칙에는 우선 몸통 공격에 1점을 주던 것을 몸통 주먹 공격은 1점으로 유지하고 몸통 발차기 공격은 2점을 주는 것으로 세분화했다.

몸통 회전공격 3점, 머리 공격 3점, 머리 회전공격 4점 등은 종전과 같다.

경고와 감점으로 이원화했던 벌칙은 감점으로 통일했다. 경고 10회 또는 감점 5회를 받으면 감점패를 적용했으나 앞으로는 모두 감점으로 통일해 감점 10회를 받으면 감점패가 된다.

'태권도 경기는 재미없다'는 인식을 하게 하는 주요 요인인 방어 위주의 소극적인 경기 운영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한쪽 발을 상대 쪽으로 들고 서 있다가 틈이 보이면 몸통 밀어차기나 머리 공격으로 점수를 내는, 이른바 '발 펜싱'에 대해 칼을 빼 들었다.

3초간 다리를 그냥 들고 있거나 상대방의 유효한 공격을 막으려 허공에 3초간 차는 행위, 상대방의 발차기 공격을 방해하려고 다리를 올리는 행위나 허리 밑 방향으로 다리를 드는 행위 등은 가차 없이 감점 처리한다.

WTF 서울본부 양진방 국장은 "새 경기규칙을 적용해 시뮬레이션했더니 경기 당 평균 득점이 크게 많아졌다"면서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화끈한 경기가 이어지리라 전망했다.

WTF는 2라운드 종료 후부터 적용하는 점수 차 승도 12점 차에서 20점 차로 확대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김종기 한국 태권도 대표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근접해서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좋아 바뀐 규칙이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감독은 "몸통 공격 점수가 1점일 때는 점수 차가 어느 정도 벌어지면 따라잡기가 어려웠으나 2점으로 늘어나 역전 가능성도 커졌다"면서 "선수들에게 '끝까지 마음을 놓지도, 포기하지도 말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한편, 3회전까지 승패를 가리지 못한 경우 먼저 점수를 내면 승리하는 골든 포인트제로 치르는 연장전은 2분에서 1분으로 시간을 줄였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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