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1급기밀 빼돌린 전직 국무부 특별수사관 기소(종합)
군수 산업체 자료 유출한 중국인 영주권자도 징역형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권혜진 기자 = 은퇴한 미국 국무부 특별수사관이 중국 측에 1급 국가기밀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연방 검찰은 22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주(州) 리스버그에 거주하는 케빈 말로리(60)를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관련법에 따라 최대 사형까지 구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중국어에 능통한 말로리는 지난 4월 중국을 방문, 중국 싱크탱크인 상하이사회과학원 관계자 2명과 만나 주요 국가기밀을 건네고 대가로 2만5천 달러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육군 예비역인 말로리는 1987~1990년 미 국무부 외교안보국에서 특별수사관으로 일했으며 이후 여러 정부 기관과 방위 계약 업체 등에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중국에 다녀온 직후인 지난 5월 연방수사국(FBI) 조사를 받은 말로리는 진술서에서 자신이 만난 중국 싱크탱크 관계자들이 정보요원으로 추정되며 이들이 자신에게 문서를 보낼 수 있는 특별한 통신용 장비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이 장비를 이용해 미 정부 정책에 관한 '백서' 2건을 건넸지만 기밀문서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FBI는 그러나 말로리의 휴대전화와 통신 장비 등을 조사해 총 4건의 문서를 건넨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 가운데 3건은 '1급 비밀'이라고 밝혔다.
그가 중국 측 요원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가운데는 '당신의 목적은 정보 획득이겠지만 내 목적은 (돈을) 지급받는 것'이라는 등의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요원들은 말로리에게 정부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다시 정부 관련 업무를 맡으라고 종용하기도 했다.
말로리의 스파이 행각은 그가 대가로 받은 돈 가운데 1만6천500달러를 신고하지 않은 채 손가방에 넣고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오려다 세관에 적발되면서 탄로 났다.
또한, 미 코네티컷주 하트퍼드 연방법원은 이날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서 빼돌린 민감한 자료를 모국인 중국에 넘긴 미 영주권자 위룽(39) 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복합기업체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에서 엔지니어로 일한 위 씨는 당시 군사용 항공기 엔진 관련 업무를 수행하면서 입수한 자료를 중국에 넘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4년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를 나와 중국의 공립 기관인 선양(瀋陽)자동화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그는 전 직장에서 빼낸 자료를 취직을 위해 활용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그가 2013년 선양자동화연구소장에게 회사 자료 여러 건을 이메일로 보내는가 하면 중국에선 불법으로 갖고 있던 회사의 외장 하드 드라이브에 접속했다고 밝혔다.
위 씨는 2014년 다른 방위사업체인 롤스로이스의 자료를 갖고 뉴어크 국제공항에서 중국으로 빠져나가려다 수사당국에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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