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첫 흑인 대법원장 출신 변호사 대선주자 급부상

입력 2017-06-23 02:02
수정 2017-06-23 02:15
브라질 첫 흑인 대법원장 출신 변호사 대선주자 급부상

조아킹 바르보자 변호사…룰라 당선 이후 '이변' 주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좌파 진영이 2018년 대선을 앞두고 사상 첫 흑인 연방대법원장을 지낸 조아킹 바르보자 변호사에 주목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지속가능 네트워크(Rede)와 브라질사회당(PSB) 등 좌파 성향의 정당과 문화예술인들은 바르보자 변호사를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이끄는 노동자당(PT)도 바르보자 변호사에 상당한 호감을 표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르보자 변호사는 이달 초 열린 한 행사에서 "매우 어려운 결정이 되겠지만, 브라질 사회의 요청이 있다면 출마를 고려할 것"이라며 2018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브라질에서는 권력형 부패 스캔들이 잇달아 터져 나온 이후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2014년 초부터 시작된 사법 당국의 부패수사가 3년 넘게 계속되면서 기성 정치인들의 입지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으며, 유권자들은 2018년 대선에서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갈망하고 있다.

앞서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상 최악의 경제침체와 대통령 탄핵, 부패 스캔들 등으로 혼란을 겪고 나서 치러지는 2018년 브라질 대선에서 이른바 '아웃사이더'의 승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극우 성향 기독교사회당(PSC) 소속 자이르 보우소나루 하원의원과 우파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시장을 유력한 아웃사이더로 들었다.

보우소나루는 지난 2014년 하원의원 선거에서 리우데자네이루를 지역구로 출마해 최다득표로 당선됐다.

기업인 출신인 도리아는 지난해 10월 지방선거에서 압도적 득표율로 당시 현직 시장이던 좌파 노동자당(PT)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좌파진영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 외에 바르보자 변호사와 지속가능 네트워크의 마리나 시우바 전 상원의원, 민주노동당(PDT)의 시루 고미스 대표 등이 새 인물로 거론된다.

바르보자 변호사가 2018년 대선에 출마해 승리하면 브라질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동운동가 출신의 룰라가 대통령에 선출된 데 이어 브라질 정치사에 또 한 번 기적을 연출할지 주목된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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