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사드 1기만 연내 배치 당초 합의' 대통령 발언에 '침묵'
국방부, 작년 3월 주한미군과 맺은 '약정' 아직 공개안해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국방부는 22일 당초 올해 하반기까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미사일 발사대 한 기를 야전배치키로 했다는 문재인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구체적 설명은 하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대통령이 된 후 보고받은 바에 의하면 원래 한국과 미국 사이에 사드 배치 합의를 할 때 금년 하반기까지 사드 미사일(발사대) 한 기를 야전 배치하기로 했다"면서 "나머지 5기는 내년도에 배치하기로 스케줄이 합의됐었다"고 밝혔다.
현재 경북 성주골프장에는 사드 발사대 2기와 사격통제레이더, 교전통제소 등 핵심 장비가 배치돼 있다. 나머지 발사대 4기는 추가 반입되어 경북의 주한미군 기지에 보관되어 있다.
문 대통령의 발언대로라면 한미는 원래 올해 내에는 발사대 1기를 배치하고 나머지 5기는 내년에 배치하는 것으로 합의를 해놓고 이를 중간 과정에서 변경했거나, 혹은 당초 합의를 따르지 않고 2기를 배치한 셈이 된다.
한미는 성주골프장에 사드 발사대를 언제, 몇 기를 배치할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4월 26일 사드 발사대 2기가 성주골프장에 전격 반입된 장면이 포착되면서 2기 배치 사실이 알려졌을 뿐이다.
그간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사드 발사대 배치 문제에 대해 철저히 비공개로 일관했다. 국방부는 미국의 전략무기 운용 상황을 한국군이 밝힐 문제가 아니라면서 입을 닫았고, 주한미군 측도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이러한 양측의 태도 때문에 사드 배치에 대한 투명성 논란이 계속돼 왔다.
사드 배치 문제는 지난해 2월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 양국이 사드체계 배치 협의를 시작한다고 공동 발표함으로써 본격화됐다. 그해 3월부터 한미 공동실무단이 운영됐고, 관련 약정도 체결됐다. 이 약정에는 사드 배치 비용 분담 원칙과 배치 시기 등이 들어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양측은 군사기밀이라며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어 작년 7월 한미 공동실무단은 성주지역을 배치 부지로 정했고 양국 국방장관은 이를 승인했다.
그러나 성주지역의 반대 때문에 그해 8월 제3부지 검토에 다시 착수했고 9월에 성주골프장이 최종 부지로 결정됐다.
이때 한미는 사드체계를 2017년 중에 작전 배치 완료한다는 데 합의를 하고 배치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사드 작전배치 완료가 몇기를 대상으로 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방부는 이어 10월부터 롯데 측과 부지교환 협상에 들어가 올해 2월 부지교환 계약을 체결했다. 북한은 같은 달 중거리미사일(ICBM)인 '화성-12형' 발사에 성공했다.
미측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내세워 지난 3월 6일부터 사드체계를 한국에 전개하기 시작했고, 4월 26일에는 발사대 2기 등을 성주골프장에 전격 배치했다.
당시 국방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때문에 주한미군의 사드체계를 "야전배치 개념으로 운용한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은 사드 발사대 2기와 레이더, 교전통제소를 알루미늄 패치 위에 설치해 놓고 있다. 미군은 괌 기지 등 해외 사드 체계를 첨단 센서 보호를 위해 콘크리트 시설 위에 고정 설치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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