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걸그룹은 여름에 핫해…소녀다운 상큼발랄함 추가요"

입력 2017-06-22 17:24
수정 2017-06-22 17:39
블랙핑크 "걸그룹은 여름에 핫해…소녀다운 상큼발랄함 추가요"

신나는 댄스곡 '마지막처럼' 발표…"투애니원과 비교는 풀어나갈 숙제"

"'프듀 101' 보며 힘들던 연습생 시절 떠올라…이성교제·성형, 다 안돼요"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걸그룹은 여름에 가장 '핫'하잖아요. 우리도 상큼 발랄한 여름곡으로 이 대열에 끼어보고 싶었어요."

4인조 걸그룹 블랙핑크가 음악과 이미지, 춤까지 변화를 줬다.

이전까지 강렬한 힙합 사운드에 걸크러시 매력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레게와 하우스가 섞인 여름용 댄스곡을 선보이며 소녀다운 스쿨룩까지 입었다. 안무도 귀여운 손동작을 가미해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블랙과 핑크 중 이번에는 확실히 '핑크' 콘셉트에 가깝다.

22일 오후 6시 새 싱글 '마지막처럼'을 발표하는 이들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음악이 변화하면서 기존 이미지에 소녀다움을 추가했다고 강조했다.

제니는 "엄마가 노래 연습을 할 때 몰래 엿들었는데 춤추기 좋은 곡이라며 어머니들도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이전에는 힙합에 파워풀한 동작이 많았는데 초등학생까지 따라 하기 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매번 이들의 안무를 수정해주는 YG 양현석 대표는 이번에는 표정과 표현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저희가 상큼하고 발랄한 것을 시키면 많이 부끄러워해요. 사장님이 부끄러워하지 말고 연기를 하듯 가사를 표현하는 데 집중하라고 조언해주셨어요."(제니)





계절에 맞게 대중성을 가미한 이들은 지난 1년간 두 장의 싱글을 내고 '휘파람'과 '붐바야', '불장난'을 크게 히트시켰다.

국내 음원차트 석권은 물론 해외 아이튠스 14개국에서 1위를 하고 유튜브 1억 뷰 뮤직비디오를 3개나 보유하는 팀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방송 출연이 드물어 대중과의 접점은 다른 또래 걸그룹들에 비해 적은 느낌이었다. 신곡을 내는 것도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팬들이 블랙핑크를 비롯한 YG 가수들의 신보 주기가 길고, 방송 활약이 적다는 점에서 '보석처럼 빛나지만 좀처럼 보석함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불만을 섞어 'YG 보석함'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지수는 "보석함이라는 표현이 처음에는 재미있고 신기했다"며 "우리는 준비를 꾸준히 하고 있어 못 느꼈지만 기다리는 팬들에게는 오랜 시간이라고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데뷔 때는 방송에 별로 안 나갔지만 이번 활동부터는 다양한 예능과 라디오에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들이 출연한 대학축제 무대 영상이 유튜브 등에서 팬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로제는 "처음으로 대학축제 무대에 섰는데 너무 새로운 느낌이었다"며 "뜻밖에도 크게 호응해주고 노래를 따라불러 줘 그 기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가수로서 자극돼 앞으로도 불러주신다면 많이 나가고 싶다. 무대에 올라가 내려오기 싫을 정도로 소중하고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기억했다.



빠르게 대중의 주목을 받았지만 불과 1년 전까지 이들도 YG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 신분이었다.

지수는 화제 속에 종영한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를 보면서 이들의 노력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프로듀스 101'을 보면서 처음 회사에 들어와 춤을 배울 때 힘들었던 생각이 났어요. 방송에서 3일 만에 안무를 익히고 춤을 추는 연습생들을 보면서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공감됐어요."

지수는 이어 "아직은 해외를 가 본 적도 없고, 활동할 때가 아니면 숙소와 회사를 오가는 것이 전부여서 크게 달라진 느낌은 못 받는다. 여전히 연습생 같은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여러 기획사가 신인들에게 이성 교제나 성형수술 금지 등의 조건을 내걸듯이 이들도 "우리도 그러한 기본적인 것들은 다 안 된다"고 웃었다.

제니는 "지금은 집중할 시기여서 숙소에서 넷이서 하는 것만 회사가 허락해준다"며 "우리끼리 하고 싶은 것들을 한다. (연애 등은) 먼 미래 같다"고 말했다.

이들의 이번 목표는 대중에게 팀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특히 투애니원의 연장선에 있다는 비교는 넘어야 할 과제다.

제니는 "투애니원 선배들과의 비교는 피해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대중이 블랙핑크가 다른 그룹이라고 느끼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앞으로 차근차근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지수도 같은 날 컴백하는 마마무와의 경쟁에 대해 "마마무 선배들이 '믿고 듣는 마마무'라고 하듯이 우리도 그 인식을 쌓는 것이 목표"라고 말을 보탰다.



이들은 또 "YG 선배들의 뜨거운 음악 열정을 닮고 싶다"고도 했다.

지수는 "얼마 전 지드래곤 선배의 공연이 감동적이었다"며 "홀로 큰 공연장을 채운 것을 보고 우리도 선배처럼 큰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니 역시 "빅뱅 공연에서 태양 선배의 사람을 끌어당기는 목소리, 무대에서의 존재감을 닮고 싶다"고, 리사도 "씨엘 선배를 너무 좋아한다. 롤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달 일본에 진출하는 이들은 "팬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당당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또 아이튠스 성적과 유튜브 수치가 보여주듯이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만큼 여러 나라를 돌며 월드투어를 하고 싶은 꿈도 있다고 했다.

지수와 로제는 "3곡의 뮤직비디오가 각각 1억 뷰를 달성해 우리도 '대박'이라고 생각했다"며 "해외에 팬이 많지만 활동을 위해 나간 적이 없는데 기회가 되면 모든 나라에 가서 공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태국인인 리사는 "태국에 휴가를 갔을 때 생각보다 많은 분이 알아보시고 팬들이 공항에 많이 나와 소리를 질러줬다. 태국에서 공연하고 싶다"고, 뉴질랜드에서 태어난 로제는 "지금 가족이 사는 호주에서 공연하면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직 한국어로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두 사람은 "서툴지만, 많이 배우고 있다"며 "슬슬 방송을 시작하면서 자신감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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