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아마존에서 제품 판다"…관련 업계 '술렁'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미국 나이키가 아마존과 직거래를 결정해 관련 업계가 술렁거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1일 보도했다.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나이키는 아마존으로부터 복제품 판매, 승인을 받지 않고 나이키 상품을 취급하는 제3자 판매상들을 단속하겠다는 다짐을 받고 거래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양측이 지난 수주 간 협상을 벌여왔다고 전했다.
나이키가 언제부터 제품을 공급할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아마존이 지난주 특정 나이키 상품을 취급하는 입점 상인들에게 다음 달 13일까지 판매를 중단할 것으로 통보한 점으로 미뤄 조기에 납품이 이뤄질 전망이다.
나이키는 거래처에 맞춰 상이한 제품을 생산, 공급하고 있어 풋 로커와 같은 스포츠용품 전문체인은 메이시스 같은 백화점과는 다른 제품들을 팔 수 있을 뿐이다. 나이키가 아마존 측에 어떤 제품들을 공급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나이키는 지금까지 백화점과 전문점을 통해 신발과 스포츠웨어를 판매하면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로 아마존에 대한 납품은 한사코 거부해왔다. 반면에 경쟁사인 아디다스와 언더 아머 등은 이미 일부 제품을 아마존에 직접 공급하고 있었다.
그런 나이키가 콧대를 낮춘 것은 아마존의 위세를 더는 무시할 수 없는 형편임을 자인한 셈이다. 이 회사는 전통적인 유통망의 거래량이 줄어들고 스포츠오소리티 같은 체인들이 사라지자 자체 전자상거래망을 통한 소비자 직판을 강화하는 상황이었다.
나이키는 지난주 전체 인력의 2%에 해당하는 1천여 명을 감축하고 신발과 스포츠웨어 생산 모델도 줄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스포츠웨어 시장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최근 매출이 부진한 것을 반영한 조치였다.
한편 아마존 측은 취급 품목에 유명 패션과 의류 브랜드를 추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아마존과 나이키가 거래에 합의한 것은 양사의 사정이 상호 부합한 데 따른 것이다.
나이키가 아마존과 직거래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풋 로커의 주가는 5%나 하락했고 동종 업체인 피니시 라인의 주가도 4% 떨어졌다. 반면에 나이키 주가는 2%의 상승률을 보였다.
풋 로커와 피니시 라인이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공시 자료에 따르면 두 회사의 구매 상품에서 나이키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8%와 71%에 이를 정도다.
jsm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