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찌랄롱꼰 태국 국왕, 독일서 고무탄 공격받아(종합)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마하 와찌랄롱꼰(64) 태국 국왕이 독일에서 한밤중에 자전거를 타다가 10대들의 장난감 총 공격을 받았다고 BBC 등 외신이 22일 보도했다.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란츠후트시 검찰에 따르면 와찌랄롱꼰 국왕이 지난 10일 밤 11시(현지시간)께 자전거를 타던 도중 서바이벌 게임에 쓰이는 '에어소프트 건'(airsoft gun) 공격을 받았다.
이후 와찌랄롱꼰 국왕의 차에도 고무탄이 발사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총을 쏜 사람은 각각 13세, 14세의 청소년들이었다.
이들이 쏜 고무탄에 와찌랄롱꼰 국왕이 맞았는지, 또 이들이 태국 국왕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검찰은 이로 인해 다친 사람은 없었다고 밝혔다.
토마스 슈타인크라우스-코흐 검찰 대변인은 "13살 그리고 14살짜리 소년이 장난감 총으로 자전거를 탄 사람들을 향해 고무탄을 쏘았다. 무리에 섞여 있던 태국 국왕이 고무탄에 맞았는지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태국 국왕의 보좌관이 장난감 총을 쏜 아이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하지만 독일법상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건 피해자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태국 왕실 사무국은 국왕에게 벌어진 일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았으며, 주독일 태국대사관측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와찌랄롱꼰 국왕은 뮌헨 근교의 슈타른베르크에 저택 2채를 갖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서거한 부친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의 뒤를 이어 즉위한 후에도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12월 당시 왕세자였던 와찌랄롱꼰 국왕은 병석에 누워 있던 푸미폰 전 국왕의 쾌유를 기원하는 행사에 자전거를 타고 참여하기도 했다.
태국은 왕과 왕실에 대한 비판을 금하면서 이를 어기는 행위를 '왕실모독'으로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다. 왕실모독에 관한 처벌을 규정한 태국 형법 112조는 위반자에 대해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페이스북 계정에 왕족의 사진과 영상을 게재한 30대 남성이 왕실모독 혐의로 징역 35년형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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