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의 카타르전 자책감…'축구 잘하고 싶어요'
21일 강원 상대로 3골에 관여하며 특급 활약
(전주=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전북 현대 김진수(25)는 지난 14일 최강희 감독에게 문자 한 통을 보냈다.
당시 그는 카타르에 있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카타르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을 치른 다음 날이었다. 대표팀은 곧바로 비행기를 탔지만, 그는 하루 더 머물러야 했다.
도핑 검사가 늦어지면서 비행기를 타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진수는 그러면서 최 감독에게 '축구를 잘하고 싶어요, 축구 많이 가르쳐 주세요'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김진수는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강원FC를 4-1로 물리친 뒤 이같은 문자에 대해 말을 꺼냈다.
그는 카타르전 결과에 대해 "너무 부끄러웠고, 창피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카타르에 3골을 내주면서 2-3으로 패했다. 이에 월드컵 본선 직행도 쉽지 않게 됐다.
김진수는 카타르전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수비수로서 3골을 허용한 데 대한 자책감이 컸다.
그는 그래서 최 감독에게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
김진수는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래도 대표선수로서 부담감을 이겨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대표팀에서 못했던 부분을 인정하기 때문에 스스로도 실망을 많이 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있는 이들에게 부끄러웠다"며 "축구를 정말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최 감독은 강원과 경기 전날 김진수를 따로 불렀다.
그리고 '축구 너무 잘하려고 스트레스받지 말라'며 격려했다.
김진수는 강원과 경기에서 수비로 나왔지만, 4골 중 3골에 관여하며 특급 활약을 펼쳤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뛰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1-0으로 앞서던 후반 5분 추가골을 만들어냈고, 후반 10분에는 김보경의 시저스킥을 도왔다. 그리고 후반 18분 골대를 강타하는 중거리슈팅으로 에두의 골에 기여했다.
김진수는 "대표팀에서 못해서 경기력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공격적으로 원하는 플레이가 많이 나왔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다음에 대표팀에 소집될지 모르지만, 계속 발전해야 한다는 확실한 답을 얻었다"고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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